17일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정철원(왼쪽)과 MVP 이정후. 연합뉴스 2022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은 투표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한층 공정성을 확보했다.
17일 열린 KBO리그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신인상은 정철원(두산 베어스)이 차지했다.
수상자 못지않게 눈길을 끈 건 득표율이었다.
올해 투표는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 107명이 참여했다. 이정후는 득표율 97.2%(104표)를 차지했다. 이어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2표, 안우진(키움)이 1표씩 받았다. 2파전으로 진행된 신인상은 정철원이 69.1%(74표)를 얻어, 한화 이글스 김인환(24표, 22.4%)을 제쳤다.
MVP·신인상 투표는 1년 전만 하더라도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MVP 투표는 1위부터 5위(1위 8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까지, 신인상은 1위부터 3위(1위 5점, 2위 3점, 3위 1점)까지 순위를 정해 투표하는 방식이었다.
MVP 후보 36명 중 14명이 1위 표를 획득했다. 공동 다승왕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와 타점왕 양의지(NC 다이노스)도 1위 표지 얻지 못했는데, 시즌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한 불펜 투수 김태훈(SSG 랜더스)과 타율 0.272의 유격수 하주석(한화 이글스)이 1위 표를 획득했다.
신인상 투표 현황은 더 의외였다. 2021년 1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0(2이닝 5실점)을 기록한 구준범(삼성 라이온즈)이 1위 표를 받았다. 6경기 등판에서 11이닝을 던진 김건우(SSG 랜더스)에게도 1위 표 한 장이 향했다. 1군 96경기에서 타율 0.255를 기록한 안재석(총점 7)보다 1군 12타석밖에 소화하지 않은 박지훈(총점 10)의 총점이 더 높았다. 박지훈이 1위 표를 2장 받아 3위 표만 7장을 받은 안재석을 앞질렀다.
MVP·신인상 투표의 공정성 논란은 최근 몇 년간 반복됐다. 익명성 뒤에 숨은 장난기 섞인 사표가 발생했다. 그런 분위기라면 만장일치 수상을 기대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올해부터 공정성 담보를 위해 투표 방식에 변화를 줬다. 기존 점수 합산제로 선정하던 MVP와 신인상을 올해부터 다득표제로 변경했다. MVP와 신인상 투표에서 각각 5명, 3명씩 순위를 나눠 투표했지만, 올해엔 부문별로 1명씩만 뽑았다. 또한 무기명 투표에서 소속 회사명을 표기하는 기명 투표 방식으로 바뀌었다.
MVP 후보 16명 중 득표한 선수는 3명뿐이다. 타이틀 홀더 9명 중 이정후와 안우진만 표를 획득했다.
신인상 후보 12명 중 표를 얻은 선수는 8명이었다. 전체 투표 참가자 107명 중 한국기자회소속 99명, 각 구단 지역 취재자 8명으로 구성됐다. 지역 취재자 중 정철원에게 투표한 이가 2명이었다. 김인환·황성빈(롯데)·박영현(KT 위즈)·김도영(KIA 타이거즈)·김현준·이재현(이상 삼성 라이온즈) 등은 1표씩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