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오른쪽)이 키움 고형욱 단장과 FA 계약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키움 제공 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뛴 투수 원종현(35)과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사실상 팀 창단 후 첫 외부 FA 영입이라 봐도 무방하다.
키움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고척스카이돔 사무실에서 원종현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5억원에 FA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의 조건이다.
총 21명이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가운데 원종현이 가장 먼저 둥지를 찾았다.
이번 FA 계약이 더욱 돋보이는 건 선수 영입 구단이 키움이어서다.
키움은 창단 이래 외부 FA 영입이 딱 한 차례였다. 2012년 LG 소속의 이택근을 4년 총 50억원의 계약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이택근은 2009년까지 히어로즈에서 뛰다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옮긴 터였다. 키움이 개인 첫 FA 자격을 얻은 이택근을 다시 데려온 셈이다.
원종현은 2006년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2012년부터 NC에서 활약했다. 히어로즈에 한 번도 몸담은 적 없다. 이택근은 구단 사정상 트레이드로 내보낸 선수를 다시 데려온 사례라, 실제로는 원종현과의 계약은 키움의 첫 번째 외부 FA 영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키움은 그동안 방출 선수나 트레이드, 또한 외국인 투수를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방출생' 이용규와 김준완위 활약이 돋보였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며 가을 야구 단골팀 이미지를 굳혔지만, 결국 선수층이 두터운 SSG 랜더스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키움은 2023 FA 계약 신호탄을 쏘며, FA 시장에서 달라진 행보를 선보였다.
연합뉴스 키움은 원종현의 영입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 불펜진 강화를 노린다. 원종현은 프로 통산 501경기에 등판해 27승 28패 86홀드 82세이브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2019시즌과 2020시즌에는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2017년 WBC,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대장암을 극복하고 마운드에 다시 올라 감동을 선사했다. 선수단에 강한 의지를 심어줄 수 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원종현의 합류로 짜임새 있고 강한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원종현의 풍부한 경험이 선수단에 큰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원종현은 "날 선택해준 키움 히어로즈 구단에 감사하다. 내게 기회를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해 팀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키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만큼 앞으로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