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OP) 레오(32)가 리그 1위 대한항공을 무너뜨렸다.
레오는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5득점·공격 성공률 40%를 기록하며 OK금융그룹의 세트 스코어 3-2(25-19, 22-25, 29-27, 17-25, 15-10) 승리를 이끌었다. 기선 제압이 중요한 5세트 초반, 연속 4득점 하는 등 공·수 모두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레오는 공격·서브 에이스·블로킹을 3개 이상씩 해내는 트리플 크라운까지 해냈다. 개인 통산 7호 기록이다.
3연승을 거둔 OK금융그룹은 시즌 4승 4패, 승점 12점을 기록하며 5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독주하던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확진 후유증으로 휴식을 취한 외국인 선수 링컨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시즌 2패(6승)째를 당했다.
레오는 1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1-3에서 세터 곽명우의 세트를 받아 연타 공격으로 첫 득점에 성공했고, 수비에 성공하며 되찾은 공격 기회에서 오픈 공격으로 연속 득점했다. 세트 승부처에서도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13-11, 2점 앞선 상황에서 2연속 대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15-13에선 3연속 서브 에이스를 폭격하며 기세를 올렸다.
22-18, 4점 앞선 상황에선 묘기 같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리베로 부용찬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고, 곽명우가 몸을 날려 간신히 올린 세트는 엔드라인 근처에 떴다. 그러나 레오는 제자리에서 강스파이크를 시도해 상대 코트에 꽂았다. 기세를 올린 OK금융그룹은 이후 상대 범실과 차지환의 백어택 득점으로 먼저 25번째 득점을 냈다.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 OP 임동혁을 막지 못하며 22-25로 2세트를 내줬다. 레오는 첫 번째 승부처였던 3세트 다시 OK금융그룹의 공격을 이끌었다. 백어택 시도로 세트 첫 득점을 냈고, 2-2에서도 긴 랠리를 마무리하는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세트 막판 스코어 18-19에서 1점 차로 추격, 21-22에서 동점을 만드는 득점까지 해냈다. 마침표도 레오가 찍었다. 28-27에서 임동혁의 퀵오픈을 블로킹 해내며 2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1위 대한항공도 4세트 저력을 발휘했다. 국내 에이스 정지석이 폭발하며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렸고, 8점 차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점수 차가 벌어지자, 레오를 벤치로 불러들여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5세트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의지였다.
레오는 감독의 배려에 부응했다. 5세트 혼전 상황 속에서 넘어온 한선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선취점을 냈고, 이어진 수비에서도 임동혁의 백어택을 막아내며 대한항공의 기세를 꺾었다. 2-1에선 퀵오픈, 상대 공격 범실로 4-1로 앞선 상황에선 서브 득점까지 해냈다.
레오가 폭풍처럼 득점을 몰아친 덕분에 승기를 잡은 OK금융그룹은 이후 꾸준히 3~4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14-10에서 조재성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2시간 24분 혈투에서 승리했다.
레오는 V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만 3번 차지한 선수다. 올 시즌도 득점·공격 성공률·서브 부문에서 3걸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날 2세트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로 나서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