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보여줬지만, 시종 소극적으로 수비만 한 게 아니었다. 라인을 올리고 빠른 공수전환을 보여주며 아르헨티나를 경기 내용에서도 이겼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골을 넣은 살리흐 샤흐리(알힐랄)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우리 자신을 믿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력과 투지, 열정에서 모두 아르헨티나를 넘어섰다.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아르헨티나가 전반에만 세 차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면서도 계속 골망을 가르는데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들어 더 빠르게 아르헨티나를 괴롭혔다.
전반 추가시간에 부상으로 교체된 주장 살만 알파라지는 ‘너무나 뛰고 싶다’는 간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프타임에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기도하듯 모여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간절한 표정을 보여줬다. 선수들의 열정과 자신감이 후반 3분과 8분 단시간에 두 골을 몰아치며 파죽지세를 만들어냈다. 막판 위기의 순간에는 골키퍼 무함마드 알오와이스(알 호푸프)는 신들린 듯한 선방을 보여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업셋은 같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인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대표팀 수비수 김진수(전북 현대)는 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전 직후 진행된 훈련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겼으니,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대해 “우리가 잘 준비해서 이기는 것만 남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타이산)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봤다고 했다. 그는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경기 임하는 자세나 선수들의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준비하는 데 있어 사우디의 승리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