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중국 OTT 서비스에 등장했다. 한류 제한령인 한한령(限韓令)이 끝난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2018)이 중국의 OTT 서비스인 텐센트비디오에 업로드됐다. ‘장볠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서비스되기 시작한 이 작품은 강변의 호텔에 공짜로 묵고 있는 시인이 오랫동안 안 본 두 아들을 부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9년 ‘20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중국은 지난 2016~2017년 한국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 THAAD) 배치를 결정하자 한류 제한 조치인 ‘한한령’을 내려왔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스타들이 활동을 멈췄고, 중국 내에서 한국 콘텐츠와 음악을 듣기 어려웠다. 한때 한국과 동시 방영을 할 만큼 한국 콘텐츠에 열려 있던 중국 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한류 콘텐츠의 주요 소비 시장이었다. H.O.T., 신화 같은 1세대 스타들 때부터 K팝이 각광 받았고,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관심까지 한류 사랑이 폭넓었다. 한류 최대의 시장을 잃은 한국 대중예술계는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다.
일각에선 ‘강변호텔’의 텐센트비디오 서비스가 ‘한한령’ 완화를 상징하는 일 아닌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나문희와 이희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오! 문희’가 중국 주요 도시 극장의 스크린에 오르기도 했던 만큼 조금씩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제한 조치가 풀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강변호텔’ 서비스로 한한령이 약 6년 만에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23일 콘텐츠 주가도 일제히 급등했다.
다만 과거에도 갑작스러운 ‘한한령’으로 국내 대중예술계가 큰 타격을 입었던 만큼 이번에도 섣부른 장밋빛 전망은 하지 말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라는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발언이 있기 전까지 지나친 기대를 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