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천안축구센터에서는 한국대학축구지도자협의회 결성식이 열렸다. 전국 대학 축구 지도자들은 이번 결성식을 통해 그동안 축구인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의 행정에 대해 규탄하며 한목소리를 낼 것을 다짐했다.
특히 가장 목소리를 크게 낸 부분은 K리그의 U-22 제도다. 22세 이하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 넣지 않으면 교체카드가 줄어드는 '로컬룰'을 지닌 K리그는 이 제도를 통해 어린 선수들을 반강제적으로라도 출전시간을 주자는 취지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제도로 인해 일선 대학에서는 만 22세 이하의 나이에도 프로팀에 입단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조기 은퇴를 선언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설동식 한국대학축구지도자협의회 준비위원장은 "22세 제도 때문에 대한축구협회 들어가서 여러번 미팅을 했지만 저희의 목소리는 메아리로 끝났다. 축구인들의 말은 관철될 수 없음을 느꼈다. 대한축구협회의 각본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축구 지도자는 1년마다 재계약 해야하는 일용직이다. 1년에 한 번씩 가정을 지켜야 하는, 직장을 잃을 수 있는 직업인이다. 학생들의 미래도 지켜야 한다. 이번만큼은 축구인들이 모여서 하나가 되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독려했다.
박종관 한국대학축구지도자협의회 준비위원 겸 단국대 감독은 "축구인이 한몸이 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직장을 지켜야하고 아이들을 지켜야한다"고 했다. 또한 "선수들이 감독실 문을 두드리면 심장이 덜컹한다. 감독 입장에서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2,3학년되서 팀을 못찾으니 그만두겠다고 찾아온다. 설득하는게 참 쉽지 않다.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제자들이 위축되고 대학축구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신연호 감독 역시 "10년간 지속해온 22세 제도는 없어지는 것이 맞다. 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선수마다 성장시기가 다른데 K리그의 22세 이하 제도로 인해 22세까지 프로에 가지 못하면 이후 선수들의 가치가 떨어지고, 설령 22세 이전에 프로에 간다고 해도 22세가 지나고 나면 방출되는 현실을 통계로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학지도자협의회의 통계에 따르면 1200여명이 대학에 입학해 졸업하는 학생수는 200여명이 겨우 넘고 선수등록을 포기하고 생계를 찾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것이 U22 제도와 대학축구를 동아리화 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대입 체육특기자 제도 전면 재조정'을 촉구했고 대학축구팀 창단 승인 요건 완화, 대학리그 협회 운영 개선 등을 주장했다.
대학지도자협의회는 이번 결성식을 시작으로 회장과 부회장 선출, 그리고 각 권역장을 둬 체계적으로 초중고 지도자들은 물론 세미 프로 지도자들과도 연계해 축구인들의 목소리를 현장에 반영시킬 것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