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클럽 발렌시아FC의 통합축구팀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뛰고 있어 화제다.
발렌시아 통합축구팀은 27일 전북 완주에 위치한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 축구장에서 펼쳐진 2022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K리그 국제 통합축구 클럽컵 대회 세 번째 경기에서 전북 현대를 4-2로 꺾었다. 이번 대회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한 발렌시아는 전체 4개 클럽(부산 아이파크, 경남FC, 발렌시아, 전북)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세 번째 승리팀’에 선정됐다.
통합축구는 SOK와 프로축구연맹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하는 대회다. 프로축구 구단 산하 발달장애인 선수 6명과 파트너(비장애인) 선수 5명이 한 팀을 이뤄 11인제 축구로 진행한다. 전·후반 각 30분으로 진행한다. 시상식에서는 우승팀이 아닌 ‘O번 째 승리팀’으로 수상한다. 순위에 집중하기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축구를 한다는 데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오스발도 마르퀴즈(49) 감독은 지난 2015년부터 발렌시아 통합축구팀을 이끌고 있다. 우루과이 태생의 그는 20년 넘게 스페인에서 생활하고 있다. 오스발도가 통합축구팀을 이끌게 된 계기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 마테오 마르퀴즈(22) 때문이다. 마테오도 2015년부터 발렌시아 통합축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오스발도 감독은 “통합축구가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활동이라고 느꼈다. 2015년부터 공식적으로 이 팀의 감독으로서 활동하게 됐다”고 했다. 우루과이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롤모델이라는 마테오도 “이 시간 자체를 팀원들과 함께 느끼는 게 좋다”며 웃었다. 마테오는 27일 생일을 맞이했다. 대회 종료 후 참가자 전원이 마테오를 위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이 거의 없다는 것도 클럽축구에 참여하는 데 도움이 됐다. 오스발도 감독은 “스페인 사회 구성원은 장애를 가졌다는 점이 특별한 게 아니라는 인식을 흔히 갖고 있다. 이런 인식이 사회에 일반화되도록 기여한 게 통합축구”라고 강조했다. 스페인에서는 발렌시아 등 명문 구단이 통합축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선수들은 통합축구를 하면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한다. 마테오는 “내가 살고 있는 발렌시아 구단에서 뛴다는 게 삶을 살아가는 데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오스발도 감독도 “발달장애인 선수들이 통합축구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산다”고 했다. 선수 겸 코치인 훌리안 비센테(32)는 “발달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오스발도 감독은 한국 선수들을 스페인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발렌시아 선수들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 견학하기도 하고, 전주 내 명소를 관광하며 문화 체험 활동을 했다. 오스발도 감독은 “한국에 있는 동안 완전히 다른 문화를 접했다. 이런 경험을 하면 사람의 인생은 달라진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통합축구팀도 스페인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