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으로 예고했던 가상자산(가상화폐) 과세가 예정대로 시행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로써는 정부가 과세 유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국회에서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당장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과세 관련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 소득에 대한 과세 시점을 당초 예정된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가상자산에 투자해 250만원(기본 공제금액)이 넘는 소득을 낸 사람은 20%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하는데, 과세 시점을 2025년으로 재차 미루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부는 남은 기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부 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가상자산 투자자가 급증하고 거래소도 대폭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과세 인프라를 추가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현재 금융정보분석원(FIU) 신고 수리를 거쳐야 하는 업체 기준으로 집계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작년 10월에는 6개에서 30개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규모가 작은 곳의 경우 당장 내년 과세가 시행되면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이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과세 유예에 대한 근거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일단 국회에서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본법이 만들어지고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과세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내년 과세를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유예를 놓고 엇갈린 여야 입장을 한 데로 모으는 것이 급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과세 당국은 가상자산 업계를 대상으로 수시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향후 과세를 위한 준비 작업에 일단 착수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업황이 좋지 않아 사실 과세 유예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