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졌다.
가나는 FIFA 랭킹 61위로 한국(28위) 보다 30계단 이상 낮다. 공격 자원 중 월드컵 직전에 팀에 합류한 귀화 선수가 있어서 조직력에 허점이 있고, 수비조직력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약점도 있었다.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한조에 속한 한국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팀’으로 가나를 점찍었다.
그러나 결국 가나에 3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 2차전을 11번 치렀는데, 4무 7패로 무승 기록을 이어갔다. 4강까지 올랐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조차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미국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왜 유독 2차전에서는 승리를 거두지 못할까.
먼저 체력 문제다. 월드컵에서 언더독으로 도전하는 입장인 한국은 1차전에 전력분석과 체력 등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1차전을 잘 치러야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고, 가능한 승점을 따놓고 시작해야 16강행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1차전에서 체력이 소진돼 상대적으로 2차전에서는 첫 경기만큼의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4개 대회 연속으로 2차전에서 패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4개 대회 패턴이 비슷하다. 1차전에서 잔뜩 겁먹었던 상대와 붙어보니 경기력이 크게 밀리지 않아 ‘생각보다 별것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그렇게 기대를 갖고 2차전을 시작했다가 연이어 패배의 쓴맛을 봤다.
전력 분석과 준비가 1차전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2차전 상대는 분석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을 할 만하다.
2차전이 사실상의 ‘승부처’인 경우가 많았던 것도 징크스를 부추겼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의 볼리비아,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미국,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알제리,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멕시코까지 한국이 ‘그래도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점찍은 상대를 2차전에 만났던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1승 제물’로 불렀던 팀을 공교롭게도 두 번째 경기에서 자주 만났고,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가중돼 오히려 경기력을 100% 보여주지 못하곤 했다.
역대 최악의 2차전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였다. 네덜란드에 0-5로 져서 당시 차범근 감독이 중도 경질돼 귀국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2차전 징크스’는 결국 다음 대회에서 깨도록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편 한국은 가나전에서 역대 월드컵 최초로 2경기 연속 무실점에 도전했지만, 무려 세 골을 내주며 기록 수립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