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이란에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8분, 주장이자 공격수 크리스티안 풀리시치가 문전으로 쇄도해 세르지뇨 데스트의 헤더 패스를 밀어 넣어 득점을 만들었다. '정치적' 앙숙 사이 대결에서 승리한 미국은 조별리그 전적 1승 2무(승점 5점)를 기록, 잉글랜드와 함께 16강에 진출했다. A조 1위 네덜란드와 8강 진출권을 두고 맞대결한다.
미국은 2010년 남아공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선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8년 만에 복귀한 월드컵 무대에서 '북·중미 복병' 면모를 증명했다. '정치적' 앙숙인 이란전 승리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1998년 프랑스 대회 1-2 패배도 설욕했다.
경기 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전 승리를 기원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승리 소식을 접한 뒤 공식 일정을 소화하던 자리에서 축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유쾌한 말로 미국 대표팀을 응원한 바 있다. 선수·코칭 스태프가 모두 참석한 자리에 마련한 전화 연결에서 그렉 버홀터 감독을 향해 "나를 투입해 달라. 뛸 준비가 됐다"며 웃음을 전한 뒤 "우리가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대표한 당신들이 심장을 바쳐 경기할 것을 알고 있다. 세상을 놀라게 해달라"고 했다.
미국은 22일 1차전에서 웨일스를 상대로 선취골을 넣고도 페널티킥 동점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그러나 열세로 전망됐던 잉글랜드와의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고, 2차전에서 웨일스를 잡고 기세가 오른 이란을 잡아내며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아직 전 세계 축구 팬이 놀랄만한 이변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미국 국민을 대신해 전한 대통령의 바람을 향해 빌드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