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백 듀오는 '도하의 기적' 주역이다. 포르투갈전 승리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다.
한국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황희찬의 결승 골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전적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기록한 한국은 우루과이를 제치고 조 2위에 올랐다.
경기 최우수선수(Play Of The Match·POTM)은 승부를 가른 골을 넣은 황희찬이 받았다. 결승 골 상황에서 한국 진영부터 단독 돌파해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킬패스를 넣어 준 에이스 손흥민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날 포르투갈을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동점 골과 최후방 수비를 잘해낸 김영권 덕분이다. 그는 전반 5분 만에 골을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대표팀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전반 27분 이강인의 코너킥이 혼전 속에 흘렀고, 득점 기회에서 침착하게 바운드를 맞춰서 밀어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과 흡사했다. 당시 김영권은 손흥민의 코너킥이 동료와 상대 수비를 거쳐 발 앞에 놓이자, 골키퍼를 뚫고 득점을 해냈다. 한국은 후반 막판 손흥민까지 골을 넣으며 거함 독일을 2-0으로 무너뜨렸다. 김영권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골 넣는 수비수'로 나섰다. 그가 A매치에서 7골을 넣었고, 한국은 모두 승리했다.
김영권은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후반전 근육 문제로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그대로 교체됐다. 수비 대들보 김민재가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포르투갈전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수비를 보여줬고, 골까지 넣었다.
김민재 대신 투입된 권경원도 '숨은 공신'이다. 그는 김영권과 함께 포르투갈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비록 전반 6분 선취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몸을 날리는 태클과 물러서지 않는 투지를 보여줬다. 수차례 넘어졌지만, 이내 일어나 다시 상대 선수를 향해 달려갔다. 김민재의 자리를 대신한 탓에 부담감도 컸을 것이다. 이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