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6일(한국시간) 0시 카타르 도하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이미 일본은 이 대회에서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독일을 2-1로 꺾은 일본은 코스타리카 0-1로 덜미를 잡혀 16강행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2-1 역전승을 거둬 E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강호' 독일과 스페인을 꺾은 것도 이변이었지만, 선제골을 내주고 역전승을 거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2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2002년 한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통산 4번째다. 아시아 팀으로는 가장 많다. 한국은 16강에 3회(2002, 2010, 2022년) 진출했다.
일본은 영리한 경기 운영을 했다. 강호 독일과 스페인전에서 볼 점유율은 각각 28%와 18%였다. 당연히 슈팅도 훨씬 적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만 볼 점유율과 슈팅 시도가 더 많았다. 하지만 체격과 기술의 열세를 조직력과 빠른 스피드로 극복하며 상대의 허를 찔렀다. 경기 후반 집중력이 돋보인다.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터뜨린 4골 모두 후반에 나왔다.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와 아사노 타쿠마(보흠)가 후반 30분과 38분에 골을 넣었다. 스페인전에서는 후반 3분과 6분 도안과 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가 연달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은 월드컵에서 전반전을 뒤지다가 역전승을 두 차례 이상 거둔 역대 세 번째(1938년 프랑스 월드컵의 브라질,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의 독일) 팀이 됐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교체 카드도 적중하고 있다. 독일전 후반에 골을 넣은 도안과 아사노는 후반에 교체 출전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독일전 선발 라인업에서 5명을 제외하는 변화를 줘 0-1로 졌다. '너무 방심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스페인전에서 또다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로 투입된 도안이 동점 골을 넣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죽음의 조'를 통과하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특유의 패스 축구 스타일을 버리고 철저한 실리 축구를 펼쳐 성공했다. 독일, 스페인전에서는 전반을 최소 실점으로 막았고, 후반에 교체 카드로 공략했다.
일본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상 첫 8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영국 BBC의 해설가 크리스 서튼은 일본이 크로아티아에 2-1로 승리할 것으로 점쳤다. 그는 "크로아티아에도 멋진 선수들이 있지만, 일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서튼은 일본이 독일을 꺾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이 우루과이와 비긴 뒤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한다고 예측하는 등 높은 적중률로 '인간 문어'라는 별명을 얻은 해설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국 크로아티아는 1승 2무, F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모로코(1차전)-벨기에(3차전)와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캐나다를 4-1로 격파했다. 마지막 월드컵에 나선 당대 최고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크로아티아의 '중원 사령관'이자 주장을 맡고 있다. 모드리치는 발롱도르, FIFA 올해의 선수,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를 싹쓸이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