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주 KCC는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리그 복병으로 떠오른 울산 현대모비스에 4점 차 패배(79-83)를 당하기 전까지 3연승을 질주했다. 리그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는 어느덧 7위(8승 12패)까지 올라갔다. 5위 서울 SK(10승 10패)와 승차는 2경기다. KCC는 상위권에 치고 올라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가드 허웅(29·1m85㎝)이 KCC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허웅은 지난 3일 수원 KT와 2라운드 홈 경기(109-88 승)를 시작으로 3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 기간 KCC는 올 시즌 첫 3연승을 질주했다. 허웅이 KT전에서 기록한 26득점은 10월 29일 원주 DB와 1라운드 홈 경기(82-87 패)에서 올린 27득점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최다 득점 기록이다. 최근 4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21.75점을 기록 중이다.
허웅은 전성현(고양 캐롯)과 함께 국내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로 인정받는다. 통산 3점 슛 성공률이 36.9%(520개 성공/1410개 시도)다. 올 시즌에도 38.1%(45개 성공/118개 시도)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는 3점 슛 성공률 53.6%(15개 성공/28개 시도)다. 허웅의 최고 장점인 외곽 중거리 슛이 터지자 KCC도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이적 초기인 시즌 초반 동료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던 허웅은 이제 달라졌다. 현대모비스전 초반 빅맨 이승현과 투맨 게임으로 상대 골 밑을 흔들었다. 수비 두 명을 뚫어내고서는 포워드 라건아의 원 핸드 덩크를 돕기도 했다. 허웅, 이승현, 라건아의 공격 조합은 막기 힘들다. 허웅은 주된 임무인 공격뿐 아니라 볼 핸들링과 패싱 게임 등 팀의 경기 운영을 도맡는 역할까지 척척 소화해내고 있다.
허웅은 11월 말 부진을 겪었다. 지난달 23일 안양 KGC와 2라운드 홈 경기(82-84 패)에서 33분 41초를 뛰면서 11득점을 기록했다. 3점 슛은 7개 던져 1개만 성공했다. 이후 현대모비스,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도 각각 10득점과 4득점에 그쳤다.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야투성공률 0%(0개 성공/6개 시도)를 기록했다. 허웅의 지속된 부진에 이 기간 KCC는 올 시즌 두 번째 3연패에 빠졌다.
반등이 필요한 KCC는 허웅의 부활이 반갑다. 허웅의 매서운 공격이 줄곧 유지되기를 바란다. 현대모비스전에서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허웅은 4쿼터에만 10점을 넣는 등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자랑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문제를 보였던 움직임도 팀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로 극복했다. 큰 기대를 받고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허웅의 맹활약이 있어야 KCC의 공격이 활력을 띈다.
이상윤 농구 해설위원은 “허웅이 먼 거리에서도 난사가 아닌 정확하게 던지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볼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알고 경기에 임한다. 팀의 리더가 됐지 않나. 보조 볼 핸들러 역할을 하면서 어시스트 능력도 향상되고 있다. 성숙해졌다”라며 “11월 말 부진을 겪었을 때는 상대의 터프한 수비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많이 참는 모습도 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