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달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2년을 정리하는 납회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석환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는 2023년 목표로 3위를 제시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현재'에 올인하는 '윈나우' 행보다. 10월 말 롯데지주의 의결을 통해 마련한 190억원 유상증자를 아낌없이 투자했다. 당시 구단은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선수 계약 및 영입 등 전력 강화를 꾀하며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박세웅과 5년 총 90억원의 계약이 신호탄이었다. 2022시즌 종료 후 상무 야구단 입대를 지원한 박세웅은 롯데와 다년 계약 후 이를 철회했다. "선발 투수진 안정화를 위해 FA에 준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했다"라고 밝힌 롯데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내년에도 남아 선발진을 지키도록 했다.
FA 시장에서는 약점이던 포수와 유격수를 영입했다. 유강남(4년 총80억원)과 노진혁(4년 총 50억원)을 데려오는데 130억원을 썼다. 예상보다 몸값이 올랐지만, 약점을 메우기 위해 과감하게 나섰다.
외국인 선수 잔류에도 총력을 기울여 잭 렉스(130만 달러)와 찰리 반즈(125만 달러)를 붙잡았다. 미국 도전 진출 의지를 가진 선수도 있어 과감하게 베팅했다. 앞서 댄 스트레일리와는 다년 계약(2023년 연봉 100만 달러)을 맺은 상태였다. 이번 시즌 선수 계약에만 25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타 구단에서 방출한 선수도 적극적으로 품었다. 통산 112승의 차우찬과 홀드왕 출신 김상수,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 등 베테랑을 영입했다. 개인 통산 63홀드를 올린 윤명준도 데려왔다.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안권수(외야수)와 이정훈(포수)과도 계약했다. 특정 팀이 한 시즌에 방출 선수만 7명씩 영입하는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이는 여러가지 성격을 담고 있다. 2022시즌 코로나19와 부상 발생으로 선수 이탈이 잇따르자, 팀 성적이 고꾸라지는 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팀 체질 개선도 기대한다. 차우찬과 김상수, 신정락 등은 성실함을 인정받은 베테랑이 젊은 선수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며 귀감이 되어 줄 것으로 판단해서다.
코치진에도 변화를 줬다. 최근 2년 연속 1군에 외국인 코치를 3명씩 뒀지만, 내년 시즌에는 국내 코치만 자리한다. 배영수(1군)와 최경철(배터리) 코치를 영입했고, 박흥식 코치를 수석코치로 승격했다. 계약 마지막 해를 맞는 래리 서튼 감독의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다. 오프시즌 롯데의 광폭 행보는 성민규 단장이 진두지휘했다. 내년 시즌에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성민규 단장은 앞선 3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FA와 방출 선수 영입 등에 있어 가장 먼저 선수 측에 연락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타 구단에서도 롯데의 광폭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선수 영입을 이뤄 내년 시즌 롯데의 성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대호는 "롯데 팬들이 야구장에 많이 오시지 않는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전국에 움츠려 있는 롯데 팬을 다시 불러 모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기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