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결혼지옥2’에서 어린 의붓딸의 신체를 접촉한 남성을 상대로 성추행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입건 전 조사는 사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로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피의자 입건 등 정식 수사로 전환된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결혼지옥2’)에서 익산시에 사는 한 재혼가정의 남성이 7살인 의붓딸과 놀아주면서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신체에 접촉을 한 부분이다.
영상 속 의붓딸은 남성의 장난에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그런데도 아이에게 신체접촉을 이어가며 “딸과 몸으로 놀아주는 타입이다. 애정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방송이 전파를 탄 이후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남성의 행동을 “아동성추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MBC는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한 이후, 앞서 공식 SNS에 올렸던 예고 영상 또한 내렸다.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과를 표하기도. MBC 측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이들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문가로서 부적절한 대응이었다’는 비판을 받는 오은영 박사에 대해서도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라며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전북경찰청은 “과거에도 해당 가정을 상대로 한 신고가 접수된 적이 있다”면서 수사 개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혐의점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불러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한 연예매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 들어온 ‘결혼지옥2’ 민원이 이날 오전 기준 약 3300여건이 넘었다고 보도했다. 현재도 계속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로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