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리버스’ 국내 최초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걸그룹 30인의 새 도전” [종합]
등록2022.12.27 12:42
전현직 K팝 걸그룹 멤버 30인이 이름도 정체도 숨긴 채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을 펼친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코리아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카카오엔터 ‘소녀 리버스’(GIRL’S RE:VERSE)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바다, 붐, 아이키, 펭수, 총괄연출의 조욱형CP와 박진경CP, 연출의 손수정PD와 조주연PD가 자리해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녀 리버스’는 국내 최초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으로, 현실 세계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의 세계 ‘W’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친다. 참가자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정체를 완벽히 숨긴 채 새로운 버추얼 캐릭터를 통해 춤과 노래 실력은 물론, 스타로서의 끼와 매력을 선보이며 최종 5명의 데뷔 멤버가 되기 위한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동안 TV와 OTT에서 다뤘던 VR, 아바타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소녀 리버스’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조 CP는 “가상세계에 모든 출연자가 들어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래도 캐릭터의 자유도가 높다”면서 “출연자의 정체도 가리고 있어서 일반적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다 속마음과 진심이 잘 느껴지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꼽았다. 최종 5인이 선정된 이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될까. 손 PD는 “신곡을 유명 작곡가에게 부탁했다. 초안으로서는 괜찮은 곡이 나와서 활동할 예정이다”며 “향후 스케줄은 차차 취재진에게 5명이 뽑히는 과정을 설명하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다”고 했다.
출연자와 시청자를 연결하며 프로그램의 규율을 소녀들에게 전달하는 왓쳐 역할을 맡은 바다, 붐, 아이키, 펭수 또한 촬영 소감을 밝혔다. 먼저 바다는 “우리나라 첫 번째 요정을 담당하다 보니 섭외가 된 것 같다”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돌, 요정 지식과 철저한 기준 그리고 요정계 모계로서 따뜻한 기준을 가지고 즐겁게 방송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아침에 스타일리스트가 옷을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 샵에 가지 않아도 됐다. (VR 기계를) 쓰기만 하면 됐다. 외모적으로 완벽한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붐은 “대한민국 기술력이 여기까지 왔다”며 감격했고 화면 속 자신의 캐릭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작진에 많은 부탁을 했는데 차은우 얼굴을 만들어줬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아이키는 “서바이벌의 아이콘으로서 새로운 세계에서 참여하면 재미있겠다 싶어 즐기고 있다”며 “꿈과 희망을 담당하고 있다”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는 제작발표회 라인업에 없던 펭수도 등장했다. 펭수는 “EBS를 나와 카카오엔터로 이적 중”이라고 농을 던지며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현실 세계에서 걸그룹으로 활동하던 ‘소녀X’는 버추얼 아이돌이 되기 위해 가상의 세계 ‘W’에 모여 각자의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가진 버추얼 캐릭터 ‘소녀V’로 변신한다. 소녀X는 자신을 대신해 버추얼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에 나설 버추얼 캐릭터들의 이름, 성격, 버추얼 아이돌에 도전하는 이유까지, 세계관과 정체성을 직접 구축했다.
손 PD는 가상의 세계를 ‘W’로 지칭한 이유도 드러내며 “W는 월드(world)를 의미한다”며 “회의 중에 PD 한명이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라고 했다.
바다는 “우리 모두 각자 삶의 무게가 있는데 출연자들도 자신의 삶을 투영해서 캐릭터를 만든다. 현실에서 아픔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한 소녀가 이를 음악으로 승화시켜 ‘이 세계의 최고 소녀가 될 거야’라고 말했을 때 이유 모를 감동이 있다. 한명씩 자기소개를 할 때 뭉클했다. 단순한 예능을 넘어서 각자의 이야기와 목소리가 담겨 있다”고 자신했다.
아이키 또한 소녀들의 실력을 칭찬했다. 그는 “실력을 증명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현실에서 움직일 수 있는 가동 범위 이상으로 끼를 부린다. 골반을 배꼽까지 끌어올리고 하늘을 날기도 한다. 이것이 ‘W’구나 싶었다. 하나의 가능성을 더 봤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여기 참여하는 친구들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 멤버들 이상의 춤선을 가지고 있다. 손끝의 디테일도 살아있다. 가비도 못 따라간다”고 답했다. 버추얼 세계에 있는 4명의 소녀와 실시간으로 화상 연결하는 시간도 가졌다. 화면에 등장한 도화, 화의자, 로즈, 바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 싶었던 걸 했다”고 했고, 이를 듣던 펭수는 “누구보다 소녀들을 제일 먼저 봤다. 그 어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본 것보다 더 어렵고 치열하다. 아닐 경우 EBS 나가겠다”고 재차 농을 던졌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VR 플랫폼 안에서 모든 녹화가 진행된다는 것. ‘소녀 리버스’는 VR 세계이기에 가능한 판타지 공간들과 그 안에서 활약하는 버추얼 캐릭터들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연습하는 모습, 이들의 경쟁 무대까지 모두 가상의 세계에서 펼쳐진다.
제작진에 따르면 실제 서바이벌 무대의 관객 또한 VR 방청객으로 참여한다. 제작진은 실제 프로그램 녹화가 진행되는 스튜디오에서 정체를 숨긴 30명의 멤버들이 가상의 세계에 접속하기 위해 VR 기기를 쓰고 녹화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부단한 노력도 했다고. 조PD는 “개인 공간 부스를 만들어 자기 자신밖에 들어가지 못하는 룰을 만들었다. 입장, 퇴장 동선을 따로 만들었다. 한명이 들어와야 다음이 들어올 수 있는 선입선출 형식이었다. 다른 스케줄이 있을 때도 겹치지 않도록 개인 동선을 짰다”고 소상히 설명했다. 소녀들의 정체가 드러나는 시점으로는 “소녀V가 소멸할 때 X의 정체가 드러난다. 각자 소멸하는 타이밍이 다르다”고 표현했다. 앞서 ‘소녀 리버스’는 캐릭터 저작권 문제로 인해 제작발표회를 한 차례 미뤘고 첫 공개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이에 조 CP는 “난항이 있었지만 원만하게 정리됐고 늦었지만 론칭했다. 협조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심사 과정은 어땠을까. 손 PD는 “앞으로 만들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 1대 1로 붙어 한명이 떨어지는 데스매치를 진행했다. 버추얼 아바타 측면에서 접근해 아이돌이 가져야 하는 노래와 춤에만 집중하지 않기를 바랐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매력도와 운영도가 우선적 심사대상이었다”고 짚었다.
제작진이 생각하는 관전 포인트도 들을 수 있었다. 박 CP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 가상 세계에 접속해 (주인공이) 현실 세계에서 이루지 못한 걸 하며 한도 푼다. 우리 프로그램도 서바이벌이라는 이름은 붙였지만 어느 정도 각자 분야에서 일각을 이룬 걸그룹을 모은 거라 올스타전이라고 느껴졌다”면서 “다들 절실하게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영화 같은 울림이 상당 부분 있었다”고 강조했다. 손 PD 또한 “대부분 가상 세계 프로그램 같은 경우 모션을 따놓고 후시작업을 한다. 우리는 표정까지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이 되는 게 큰 부분이다. 캐릭터로서 출연자들도 쉽게 몰입했다”면서 “기획 단계부터 본인들의 니즈가 컸다. 아이돌로서 막혀 있었던 것들을 해보고 싶은 게 강했다. 진심을 받아 우리도 함께 몰입했다”고 말했다.
‘소녀 리버스’는 오는 1월 2일 오후 9시 카카오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첫 공개되며, 이후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본편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