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해부터 공개적인 ‘먹방’을 선보였다. 이런 ‘먹방’은 SK가 추구하고 있는 탄소중립, 친환경 사업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최태원 회장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 홀에 마련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3’의 SK 전시관을 찾아 10분간 투어를 했다. 수행비서의 코로나 확진으로 CES 2023 참관 일정을 취소했던 최 회장의 ‘깜짝 방문’이었다.
또 그는 이날 센트럴 홀 밖에 SK가 마련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에 깜짝 방문했다. 대체유단백질로 만든 크림치즈와 아이스크림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전시장에서 300m 떨어진 푸드트럭까지 직접 걸어갔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그는 “맛있다. 기존 제품이랑 전혀 다른 것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는 수입 안 하나”라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관계자가 1년~1년 반 정도 걸릴 것이라고 답하자 "그렇게 오래 걸리나. 법 완비가 안됐구나"라고 말한 뒤 부스를 떠났다.
최 회장은 올해 CES에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최 회장의 본인의 첫 CES 방문이기도 하다.
SK는 CES에서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주제로 전시관을 차렸고, 이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갖춰 2030년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를 줄인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SK의 미래 지향점은 탄소중립과 친환경에 맞춰졌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친환경 식품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대체육을 비롯한 대체식품을 먹는 장면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맛있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SK는 대체 단백질 개발사인 네이처스 파인드 등 친환경 식품회사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는 최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찐팬’ 확보를 통한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최근 MZ세대(1980년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를 비롯한 젊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을 추구하고 있다.
주요 소비 계층인 MZ세대는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고, 충성 고객이 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SK는 이런 ‘찐팬’으로 사로잡기 위해 총수부터 나서 대체육과 대체유단백질 제품에 투자하는 등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소 한 마리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양이 하루 100~500L로 자동차 한 대가 배출하는 양과 비슷하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소의 방귀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자동차 매연보다 더 심각해 지구온난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