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중국은 물론 미국, 독일 등 주요 시장에서 차량 판매 가격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저녁 홈페이지에 세단 모델3와 모델S,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와 모델X의 미국 내 판매가를 이전보다 6∼20% 할인해 올렸다.
이는 연초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전기차에 부여되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되기 이전 가격이다.
테슬라는 독일에서도 모델3 및 모델Y 가격을 세부 옵션 구성에 따라 1∼17% 인하했다. 오스트리아·스위스·프랑스에서도 판매가를 낮췄다.
앞서 테슬라 중국법인도 지난 6일 모델3 후륜구동(RWD)의 판매 가격은 13.5%, 모델Y 가격은 10% 각각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모델3과 모델Y의 가격을 각각 5%, 9% 내린 지 석 달도 안돼 또다시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이다. 이번 가격 인하로 테슬라의 신차 가격은 20% 하락했다.
중국은 테슬라 전체 매출의 23%가 나오는 곳으로 판매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 일부 모델은 한국보다 43% 낮을 정도다.
하지만 테슬라는 최근 더 저렴한 중국 전기차에 밀려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결국 수요 감소 등 현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섰다는 게 테슬라 측 설명이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테슬라 판매량은 계속 줄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신차는 1만4571대로 전년(1만7827대) 대비 18.3% 줄어들었다. 지난해 1~10월 모델3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한 6965대, 모델Y는 같은 기간 6073대가 팔려 전년 대비 10.6% 감소했다.
급기야 테슬라는 국내에서도 10% 가격 인하에 나섰다. 테슬라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모델3 후륜구동(RWD) 가격은 기존 7034만원에서 지난해 대비 8.5%(600만원) 인하한 6434만원으로 책정됐다. 모델Y 롱레인지 판매가는 8499만원으로 전년(9664만원) 대비 12.1%(1165만원) 내렸다.
테슬라의 오락가락한 가격 책정에 대해 한국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 가격 인하는 단기 판매에는 도움이 되지만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비자들이 오히려 더 기다릴 수 있다”며 “브랜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 굳건했던 테슬라 팬덤도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