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재계 총수 연합군’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재계 빅3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등의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 동행하는 등 ‘연합군’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빅3 총수는 17일(한국시간) UAE의 경제사절단 임무를 마치고 곧바로 스위스로 건너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국-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에너지·산업·신사업 프로젝트와 관련해 양해각서(MOU) 체결에 앞장섰다. 이 자리에서 모두 24건의 MOU가 체결됐고, 규모는 61억 달러(약 7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3호기 가동식에 참가하는 등 UAE의 탄소제로 도시 ‘마스다르’ 건설에 적극적인 참여를 예고했다. 바라카 원전은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해외 출장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6일 이 회장은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 3·4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삼성물산은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인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강조했다.
1개월 만에 UAE를 다시 찾은 이재용 회장이 ‘마스다르’ 건설과 관련해 추가적인 수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대통령의 동생인 만수르 총리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날 바라카 원전 가동식에서도 이 회장은 만수르 총리 바로 옆에서 앉아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정의선 회장도 바라카 원전 현장에 이재용 회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스마트 시티 건설과 관련해 전기차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협력이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17일 현지 기업인들과 만찬을 갖고 ‘원팀’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영업사원'을 자처한 그는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이번에 여러분이 창출한 성과들은 새로운 중동 붐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과 UAE 비즈니스 포럼 MOU 협약식에서 기업인 대표로 나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함께 업무 협약에 서명했다.
‘중동의 봄바람’과 관련해 빅3 총수는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간담회 자리를 갖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때 만난 이들은 사업비가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스마트시티 ‘네옴시티’ 사업과 관련해 논의하면서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제 빅3 총수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연합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보스 포럼의 초점은 단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이다. 18일 ‘한국의 밤’ 행사를 열고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두루 만나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부산엑스포 유치뿐 아니라 한국 투자협력과 관련해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다보스 포럼은 2700여 명의 글로벌 정치·재계·학계 리더들이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한국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건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한국의 기업인들과 대통령 등이 ‘원팀’을 형성하며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부산엑스포와 관련해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또 정의선 회장은 이번 다보스 포럼 기간에 부산엑스포 홍보 문구가 랩핑된 차량 58대를 운영하는 등 부산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45대를 투입하고, 현지 기상 상황에 맞춰 안전 관리 방안도 마련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