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에서 '토끼띠' 1987년생들은 ‘황금세대’라 불린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특급선을 유지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우선 1987년생 토끼띠의 황인혁(21기)과 정종진(20기)이 돋보인다. 황인혁은 지난해 2018년 7월부터 유지해온 슈퍼특선(SS반)에서 내려오는 등 부침이 심했다. 그랑프리 준결승에서도 5착에 그치며 결승진출 실패한 그는 새해 첫 결승이었던 지난 8일 광명 1회차에서 깜짝 반전을 선보였다.
초주 자리 잡기가 여의치 않았던 황인혁은 선두유도원 퇴피와 동시에 대열 맨 앞쪽으로 나왔다. 그리고 친구인 김형완을 방패삼아 그대로 시속을 올리기 시작했다. 주도권을 뺏긴 강력한 경쟁자인 양승원, 전원규가 3코너 지점에서 젖히기를 시도했으나 황인혁을 넘어서지 못했다. 선행형 강자로 명성을 날리다가 하향곡선을 그리던 황인혁은 이번 깜짝 두 바퀴 선행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확실히 쏘아 올리게 됐다.
정종진은 명불허전이었다. 라이벌 임채빈과의 명승부 끝에 그랑프리 트로피를 다시 찾아온 정종진은 광명 2회차에서도 여유가 있었다. 정종진은 3일 내내 손쉬운 추입승을 챙겼다.
토끼띠의 박용범(18기), 엄정일·류재열(19기), 김형완(17기)도 무난한 활약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박용범은 3회차 금요경주 2착이 '옥에 티'였지만 1회차 금·토 경주에서는 추입 2연승으로 이름값을 했다. 류재열도 인기순위 2위로 출전했던 1회차 금·토 경주에서 2착을 지켜내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2회차에 출전했던 엄정일도 토요경주 3착으로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으나 금요·일요경주에서 특유의 추입력을 앞세워 2승을 챙겼다. 마크력이 탁월한 김형완도 1·2회차에 연속 출전해 2착 4회의 성적을 남겼다.
황인혁의 세종팀 12년 후배인 1999년생 '새끼 토끼' 구본광(27기)의 활약도 빛났다. 2회차 13일 데뷔전에서 신양우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타종선행으로 첫 승에 성공했다. 이어 인기순위 2위로 출전한 토요경주에서도 우승후보 임요한의 추입을 여유있게 막아내는 막강 선행력을 과시했다.
구본광은 본인보다 훈련원 순위가 더 높았던 27기 동기 이성록·김광오를 만난 15일 결승에서도 변함없이 선행을 고수했다. 그는 200m 랩타임을 우수급 강자들의 시속을 능가하는 11초47로 끊으며 전망을 밝혔다.
박진수 전문가는 “수년간 경륜장을 호령했던 1987년생들은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0명의 선수들이 현재까지 특선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묘년 시작과 함께 황인혁·정종진이 차례로 결승전을 접수하는 등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