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의 나이로 첫 대표팀에서 준우승을 맛봤다. 14년이 흐른 지금 최정(35·SSG 랜더스)은 '라스트 댄스'를 꿈꾼다.
최정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를 향해 떠났다. SSG 1차 캠프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로 조기 이동해 최정, 문승원 등과 자율 훈련을 소화한다. 캠프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최정에게는 정규시즌 준비 외에도 임무가 하나 더 있다. 최정은 오는 3월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주전 3루수를 맡을 예정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슈퍼 유틸리티가 가능한 메이저리거들이 있지만, 전문 3루수는 오직 그뿐이다.
최정은 "비시즌 동안 평소보다 빨리 몸을 만들었다. 기술 훈련은 캐치볼만 진행했다. 미국 도착 후에는 배팅 훈련 등 정상적인 기술 훈련에 들어간다"고 근황을 전했다.
코로나19 후 두 시즌 만에 이뤄진 해외 전지훈련. 최정은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따뜻한 날씨는 반길 일이다. 최정은 지난해 서귀포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때 “날씨가 추운 날이 너무 많았다. (캠프 동안) 좋은 날씨에 운동해본 적이 없다. 올해 유난히 많이 추웠다”며 “날씨가 추우니 부상 우려도 있다. 100%로 하면 다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고 걱정한 바 있다.
플로리다는 따뜻하지만, 문제는 거리다. 최정은 "솔직히 좀 힘들다. 미국 가는 길은 항상 힘들고, 스트레스도 좀 있다. 이번 캠프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며 "바뀔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위치는 정말 좋지만, 가는 길이 너무 힘들다. 몸을 만들어둬도 원상복구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소속팀보다 앞서 받게 될 임무가 WBC다. 최정은 "걱정도 많이 된다. (WBC와 같은 시기 해오던) 시범 경기 때 좋은 컨디션으로 해본 적이 없다. 빨리 타격감을 찾는 게 관건"이라며 "대표팀 일정에 연습 경기가 많더라. 빨리 타격감을 잡고 시즌 모드로 돌입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 19년 차 베테랑인 최정은 대표팀 경력도 14년 차다. 첫 태극마크였던 2009년 WBC 때 준우승을 함께했다. 22살이었던 그가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최정과 함께 대표팀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현수·김광현을 비롯해 박병호·양현종·양의지 등 2010년대 한국 야구의 주역들도 이번 대표팀에 승선했다.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들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국제대회일 가능성이 크다.
최정은 "아시안게임은 못 나갈 거다. 와일드카드로 어떻게 가겠나"라고 웃으면서 "(다큐멘터리 라스트댄스의 주인공인) NBA 시카고 불스처럼 우승해서 라스트 댄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에는 잘할 것 같다. 그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며 "2019년 프리미어12 때 분위기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 (박)병호도, (양)의지도, (김)현수도 다 느껴봤다. 텐션을 더 올려 후회 없이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