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5위·세르비아)가 통산 10번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과 갑자기 닥쳐온 아버지 스르단 조코비치의 '친러 논란'을 넘어야 한다.
조코비치는 지난 27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총상금 7650만 호주달러·약 672억원)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토미 폴(35위·미국)을 3-0으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사실상 호주에서 추방당한 조코비치는 2년 만에 호주오픈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통산 9차례나 정상에 올랐을 정도로 상당히 강한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함께 메이저 대회 최다 22회 우승 타이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29일 오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4위·그리스)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둘은 지금까지 총 12차례 맞붙어 조코비치가 최근 9연승을 포함해 10승 2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조코비치가 대회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하려면 몸 상태와 아버지 논란을 뛰어넘어야만 한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압박 붕대를 칭칭 동여매고 코트에 나서고 있다. 경기 도중 긴 랠리를 벌이거나, 다소 무리한 동작을 한 뒤에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조코비치는 엔조 쿠아코(191위·프랑스)와 2회전에서 3-1로 이긴 경기를 제외하면 준결승까지 5경기를 모두 무실세트로 끝내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가짜 부상' 의혹을 받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이 부상일 때는 안타까워하면서, 내가 부상일 때는 '가짜'라고 하니 흥미롭다"며 안타까워했다.
조코비치는 최근 아버지 스르단의 '친러시아 논란'으로 곤경에 처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유튜브 채널에 스르단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러시아 국기를 든 남성과 포즈를 취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호주 신문 멜버른 에이지는 스르단이 세르비아어로 "러시아 만세"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주호주 우크라이나 대사가 반발했다.
스르단은 "아들의 경기가 끝나고, 팬들과 승리를 함께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 밖에 있었다. 논란에 휘말릴 생각은 없었다"며 "우리 가족은 (코소보) 전쟁의 공포를 겪었고, 평화를 바랄 뿐이다"라고 논란 진화에 나섰다.
조코비치는 준결승 승리 후 "내 가족과 팀 없이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치파스는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딱 한 차례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21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4시간 11분 혈투 끝에 조코비치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치치파스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과 함께 조코비치에게 복수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