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현종(35)은 야구팬과 매체에 자주 소환됐다. 설 연휴를 강타한 추신수(SSG 랜더스)의 발언에 동갑내기 김광현과 함께 언급됐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선발 구성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학폭(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발탁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공분을 샀고, 대표팀 기술위원회가 고심 끝에 결정한 투수진 명단을 두고 "언제까지 양현종과 김광현인가"라는 말로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거 같다"라는 말은 국민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졌고, 젊은 선수 발탁을 강조한 점도 타이밍과 메신저 문제가 제기됐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은 지난 27일 미국 애리조나(투산) 출국을 앞두고 추신수의 발언에 관해 묻는 말에 "개인 소견이고 선수마다 생각이 있지 않겠나"라고 감쌌다. 안우진도 "나로 인해 불편한 상황이 생겨 죄송스럽다"라고 했다.
30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소속팀 스프링캠프(투산)로 출국한 양현종도 출국 수속을 밟은 뒤 가진 인터뷰에서 세대 교체와 관련한 의견을 전했다.
양현종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지금 중요한 시기다. 제가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를 하는 건 조심스럽다. 여러 가지로 그렇다. 말을 아끼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표팀에 뽑힌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양현종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책임감이 더 크다. 이제는 대표팀에서 최고참이다. 이전에는 '선배들을 따라가면 된다'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어린 선수들 앞에서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 지 보여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에게 대표팀 투수조 조장을 맡겼다. 양현종은 KIA 소속팀 후배 이의리뿐 아니라 소형준(KT 위즈), 김윤식(LG 트윈스) 등 젊은 투수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양현종은 "이강철 감독님께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라'라는 당부를 하시더라. 내가 투수 중에 나이가 가장 많아서 중책을 맡기셨다. 젊은 투수들이 많이 뽑혔다. 대표팀 합류 뒤 선수들끼리 잘 호흡하겠다"라는 각오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