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최고 톱스타 심은하(50)의 연예계 복귀를 둘러싼 진실공방은 결국 15억원의 사기극으로 마무리됐다.
2일 종합 콘텐츠 기업 바이포엠스튜디오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심은하의 업무를 대행한다며 계약금 15억원을 지급받은 A씨가 심은하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늘 오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심은하로부터 작품 출연 계약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해 여러 방면으로 확인해서 계약금을 지급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 같다"면서 "잘못된 일처리로 심은하와 가족분들에게 폐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당초 A씨는 지난 1일 심은하 연예계 복귀 진실공방이 벌어질 때만 해도 바이포엠스튜디오 측에 심은하에게 계약금을 정확히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2일 오전 바이포엠스튜디오 직원들과 은행에 가서 심은하에게 돈을 전달한 거래 내역을 확인하려 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측은 그간 A씨가 심은하의 인감을 비롯해 대리인이라고 믿을 만한 여러 자료들을 제시했기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연예인 출연 계약은 갑을병 계약으로 이뤄지며 을이 연예인인 병에게 위임을 받아 갑과 계약을 체결한다. 때문에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심은하에게 위임을 받았다는 A씨의 여러 관련 자료들을 믿어 결과적으로 사기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일련의 사안과 관련, A씨에게 강력한 법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 여러 관련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정리가 끝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앞서 바이포엠스튜디오는 1일 “지난해 심은하 배우와 작품 출연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했다. 올해 복귀작을 확정하고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심은하의 연예계 복귀는 지난 2001년 은퇴 선언 이후 22년만이라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심은하 측은 이 같은 바이포엠스튜디오의 공식 입장 발표에 “허위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심은하 측은 지난해 3월에도 바이포엠스튜디오 작품으로 심은하가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실무근이며 허위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지상욱 전 의원과 협의해 심은하의 연예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태호 클로버컴퍼니 대표는 일간스포츠에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심은하 복귀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작품 복귀 계약은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심은하에게 계약금이 지불된 것도 없다”면서 “여러 자료를 확보 중이며 법적인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태호 대표는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사실상 A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심은하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일련의 일들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안태호 대표는 “이번 일로 더 이상 심은하 배우의 연예계 복귀를 이용하려는 사기 행각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대표는 또 “심은하 배우의 연기 활동 재개는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 “좋은 작품이 있다면 복귀하려는 생각이 있다. 공식 창구가 이제 (안태호 대표로) 확인됐으니 더 이상 심은하 배우의 이름을 이용하려는 사기가 사라지고, 좋은 작품을 제안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심은하는 이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서 주인공 다슬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M’ ‘청춘의 덫’ 등의 연이어 성공으로 당대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심은하는 TV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등도 모두 성공을 거둬 그야말로 90년대 최고 스타로 군림했다.
심은하는 화려하고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하고 2000년 영화 ‘인터뷰’를 끝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한 데 이어 2001년 돌연 연예계 은퇴를 선언해 많은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은퇴 4년 뒤인 2005년에는 지상욱 전 국회의원과 결혼해 다시 한 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심은하는 지상욱 전 의원과 슬하에 두 딸을 낳았다. 두 딸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특별 출연해 화제를 사기도 했다. 심은하는 공식적인 연예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2016년 20대 총선, 2020년 21대 총선에 출마한 남편을 위해 선거 지원 유세에 참여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주목을 받았다. 또 2011년에는 지상욱 전 의원의 책 출간을 기념해 열린 북파티에 참석하는 등 주로 내조에 전념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