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출신 은하, 신비, 엄지가 결성한 그룹 비비지가 새 앨범 ‘베리어스’(VarioUS)로 돌아왔다. 지난해 7월 ‘섬머퀸’으로 등장한 미니 2집 ‘서머 바이브’(Summer Vibe) 이후 6개월 만의 컴백으로, 비비지는 공백기 사이에 완전히 다른 색깔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1일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튠즈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오후 6시 발매된 ‘베리어스’는 홍콩·마카오·말레이시아·터키·바레인 등 5개 지역 톱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를 포함해 25개 지역 톱 앨범 차트에 높은 순위로 진입했다.
타이틀곡 ‘풀업’ 또한 7개 지역 아이튠즈 톱 싱글 차트에 안착했고,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풀업’은 그루비한 베이스 위에 펼쳐지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함부로 타인을 정의 내리고 평가하는 이들을 조준하는 노랫말이 담겼다.
흥겨운 재즈 선율의 전주를 거쳐 시작되는 ‘풀업’은 신비의 매력적 저음으로 이목을 끈다. 동시에 “내 얘기 그만 떠들어 I'm sick of your lies”라는 거침없는 도입 가사에는 무심한 듯 보이지만 단호한 경고를 날리는 감정이 실려 곡의 집중도를 높인다. 이어 은하의 맑은 음색이 돋보이는 가성, 엄지의 청아하고도 달콤한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진다. 후렴에선 본격적으로 강한 비트로 연결되며 신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시에 세 멤버의 부드러운 고음,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테크닉으로 비비지 멤버들의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시크하고 도발적인 랩까지 더해지며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뮤직비디오도 흥미롭다. ‘풀업’ 뮤직비디오는 세상의 잣대와 틀을 뛰어넘는 과감한 메시지를 직관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냈다. 파격적인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등장한 비비지 멤버들은 편의점을 엉망으로 만들고 자동차에 낙서를 한다. 동시에 자신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함부로 행동하는 이들을 한껏 무시하며 응징하기에 이른다. 당당한 ‘악동’처럼 보이는 이들의 행동은 리스너들에게 통쾌함을 전달하려는 듯하다. 또 중간중간 등장하는 멤버들의 파워풀한 퍼포먼스도 이목을 사로잡는다.
독보적 청순 콘셉트였던 여자친구를 거쳐 통통 튀는 개성 강한 곡들을 선보였던 비비지가 이번엔 걸크러시 스타일의 곡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카리스마 넘치고 강렬한 곡을 소화하기 위해 비주얼 변신까지 꾀한 멤버들의 남다른 콘셉트 해석력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음악성이다. 맑은 음색을 가진 멤버들의 매력적인 저음,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내는 노래 구성은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을 준다. 또 중독성이 강한 랩까지 완벽히 소화하면서 비비지의 음악적 역량이 또 한 단계 성장했음을 드러낸다. 지난달 31일 열린 쇼케이스 현장에서 엄지가 밝힌 “(멤버들이) 개성과 특징을 살려서 노래를 살려놨다”며 “1년 사이에 금세 성장했구나, 자신만의 색깔을 찾았구나 싶었다”는 자찬 그대로다.
비비지의 이번 새 미니앨범 ‘베리어스’는 다양한 색깔을 품은 비비지의 스펙트럼을 드러낸다는 뜻을 담았다. 타이틀곡 ‘풀업’ 외에도 앨범 수록곡엔 비비지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는 음악이 가득 채워졌다. 이렇듯 비비지가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이유는 흔들림 없는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비비지는 여러 색깔에 도전하지만 본질에 충실한 그룹이라는 것을 이번 앨범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