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무대에 복귀한 구자철(34·제주 유나이티드)은 새 시즌 반등을 자신한다. 현대가(전북 현대·울산 현대)가 주도하는 양강 구도를 깨려는 제주에 힘을 보탠다는 의지다.
구자철은 지난해 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기간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7일 제주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데이에 나선 구자철은 “(축구와 방송 중) 계속해왔던 게 쉽다. 해설은 월드컵을 직접 보면서 선수들과 함께한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해설위원을 경험한 구자철은 복귀 후 두 번째 시즌을 위해 태국 치앙마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돌아왔다. 그는 “기대되는 시즌이 될 것 같다”며 “근육이나 컨디션 문제없이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상 없이 꾸준히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11년간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제주에 입단, K리그로 돌아왔다. 30대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한 기량을 자랑하는 그였기에 세간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구자철은 지난해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리그 9경기에서 1골 1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시작이 좋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구자철은 선수단에 항상 선한 영향을 준다”며 “구자철의 컨디션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시즌 준비를 굉장히 잘하고 있다. 많은 분이 기대할 만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K리그 복귀 후 2년 차를 맞은 구자철은 “감독님의 기대를 증명하는 건 나 자신이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제주 도민들에게 이 지역을 대표하는 팀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이 기뻐하도록 만들어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며 목표를 이야기했다.
새 시즌을 앞둔 제주의 시선은 정상으로 향한다. 현대가로 굳어진 K리그1 우승 경쟁에 뛰어든다는 의지다. 2021시즌 리그 4위를 차지한 제주는 전북, 울산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상위권 전력을 갖췄고, 모기업 SK에너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는 지난 시즌을 5위로 마감하며 다소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그래도 다시금 대권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남기일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제주를 K리그의 양강 구도를 깰 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씀드렸다. 올 시즌에도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 것”이라며 “우리는 K리그 2위를 하는 게 목표다. 올 시즌에도 두려움 없는 도전을 계속 해야 한다. 구단이 좋은 선수들과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올 시즌에도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전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쉬운 미션은 아니다. 제주는 2023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17골을 몰아친 주민규(울산 현대)가 팀을 떠났다. K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꼽히는 제르소(인천 유나이티드)도 파검(파란색+검정색)의 유니폼을 입었다. 헤이스, 유리 등 외국인 선수에 걸출한 국내 자원이 여럿 합류했으나, 다시 조직력을 다져야 하는 과제가 있다.
주민규와 제르소의 공백에 아쉬움을 표한 구자철은 “축구는 골이 나와야 이긴다. 승점 3을 (꾸준히) 가져오는 게 두 팀의 양강구도를 깨는 데 있어 중요하다”며 “팀으로서 단단해진 모습을 갖고 나가야 한다. 나는 제주가 능력 있는 팀이라는 걸 작년에 확인했다. 훈련에서도 좋은 선수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팀으로 움직이면서 골이 터지는 경기들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