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대표 작곡가 유영진 이사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이하 이수만)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지분을 인수해 SM 최대 주주가 된 데 이은 것이라 주목된다.
10일 유 이사는 입장문을 내고 “저는 현 경영진의 ‘SM 3.0 시대’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제외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경영진이 이수만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 ‘퇴진’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는 “(이는)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SM이 K팝의 과거와 현재를 선도해 올 수 있었던 것도, 지난 몇 년 동안 SM이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는 K팝을 준비해 온 것도 이 선생님의 선구안이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니다”라며 “저 유영진은 이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의 뜻을 따를 것이다. 이성수 대표께도 제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이수만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유영진 이사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이날 오전 하이브가 이수만이 보유한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데 이은 것이다. 또한 이날 새벽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이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은 것이기도 하다.
유영진 이사는 SM 현 경영진과 반대로 이수만의 선택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유영진 이사는 1990년대 H.O.T.와 신화를 비롯해 2000년대 보아, 동방신기, 샤이니,소녀시대에 이어 최근 에스파에 이르기까지 많은 SM 소속 가수 히트곡을 만든 SM 대표 작곡가다.
앞서 지난 5일에는 SM 소속 연예인 김민종이 SM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SM을 위해 이수만의 감각이 필요하다”며 “SM 창업과 발전에 일생을 바친 이수만을 예우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수만 퇴진을 둘러싼 SM 내홍은 유영진 이사까지 가세하면서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SM 경영진이 이수만 없는 SM을 추진하고 카카오와 손을 잡자, 이수만이 하이브와 손을 잡고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