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K리그는 개막 전부터 뜨겁다. 수원FC로 이적한 윤빛가람은 지난 7일 남기일 제주 감독과의 지난 시즌 갈등에 여전히 앙금이 쌓여있다.(사진=프로축구연맹)
2023시즌을 앞둔 K리그가 연일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시즌 전부터 감독과 선수 간 쌓인 앙금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먼저 K리그 최고의 흥행 수표인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현대가 더비’에 미디어·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9시즌부터 본격적인 2강 체제를 구축한 두 팀은 지난해까지 트로피를 두고 치열하게 싸웠다. 맞대결에서 승점을 잃는 팀이 미끄러지는 일이 잦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아마노 준이 울산을 떠나 전북 유니폼을 입으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번 시즌에는 현대가 더비보다 ‘아마노 더비’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
발단은 지난달 홍명보 울산 감독의 발언이었다. 홍 감독은 아마노를 향해 “최악의 일본인”이라는 강력한 표현을 써 비판했다. 지난 시즌 울산 임대생이었던 아마노가 올해에도 팀과 동행을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맞수’인 전북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배신자’ 낙인이 찍힌 아마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님이 ‘거짓말쟁이’ ‘돈을 선택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시즌이 끝나고 나서도 울산 구단의 공식 오퍼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뒤이어 울산은 구단 관계자들까지 나서 팩트체크를 위한 자료를 준비해 재반박했다.
현대가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이번 아마노 사건으로 더 뜨거워졌다. 아마노는 “내 결단의 중요성을 잘 알고 이적을 결정했다. 올 시즌 울산과 경기에 대한 각오는 이미 돼 있다”고 강조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로 이적한 아마노 준은 홍명보 울산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 2023년 처음을 장식하는 현대가 더비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사진=프로축구연맹)
새 시즌을 앞두고 수원FC에 둥지를 튼 ‘천재 미드필더’ 윤빛가람과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도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 둘 사이의 갈등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제주와 수원FC의 맞대결이 벌써 ‘윤빛가람 더비’로 불리고 있다.
울산에서 뛰던 윤빛가람은 2022년 1월 ‘친정’ 제주에 복귀했다. 울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핵심 멤버로 활약한 터라 제주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윤빛가람은 지난해 4월부터 4달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남기일 감독과 불화설이 돌았고, 윤빛가람이 개인 운동을 진행하면서 컨디션에 이상이 없는 게 밝혀지자 불화설은 사실이 됐다.
남기일 감독은 지난 7일 열린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데이에서 “윤빛가람과 지난 시즌 소통을 많이 못 한 게 아쉽다. 내 생각과 선수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은 소통의 문제였던 것 같다. 감독을 하는 데 있어 공부가 많이 됐던 선수 중 하나”라며 “윤빛가람을 경기장에 내보내지 못한 게 개인적으로 미안하다. 윤빛가람이 K리그의 중추 역할을 해서 앞으로도 이름을 계속해서 알리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빛가람은 앙금이 남은 모습이었다. “상처도 많이 받고 힘들었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본 윤빛가람은 굳은 표정으로 “(남기일 감독과) 소통이 많이 없었다. 몇 번 되지 않는 소통 중에 맞지 않는 생각이 오갔고, 나는 2군으로 갔다. 많은 팬이 내가 클럽하우스를 뛰쳐나갔다고 잘못 알고 계신다. 훈련을 안 시켜줘서 못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아마노 더비와 윤빛가람 더비는 2023시즌 개막과 함께 곧바로 열린다. 울산과 전북은 오는 25일, 제주와 수원FC는 다음날인 26일 한판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