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과 1년 만의 구단 매각 추진으로 논란을 빚은 고양 캐롯이 난적이었던 수원 KT를 상대로 4경기 만에 승리했다.
캐롯은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T에 83-6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21승 19패를 거둔 캐롯은 5위를 유지했다. 6강 플레이오프의 경계선인 7위 수원 kt(17승 23패)와 승차를 4경기까지 벌렸다.
최근 상대전적이 좋지 않았던 KT전이었기에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날 전까지 KT전에서 기록 중이던 3연패를 끊었다. 양 팀의 시즌 상대 전적은 2승 3패다.
캐롯은 최근 농구계에서 가장 큰 논란을 빚은 곳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구단을 운영하던 데이원스포츠가 모기업 대우해양조선의 재정난으로 흔들리면서 김승기 감독부터 선수단까지 구단 전원의 임금이 체불됐다. 두 달 동안 지급되지 않았던 임금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서야 지불됐다.
캐롯의 경영난은 단순한 임금 체불로 그치지 않았다. 데이원스포츠는 아예 회사를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인수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캐롯은 프로 2년 차인 이정현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디드릭 로슨도 22점 9리바운드로 제 역할을 다 했다.
반면 KT는 하윤기, 양홍석 등 장신 선수들을 기용하고도 캐롯의 수비에 밀려 높이를 살리지 못했다. 3쿼터까지 턴오버를 11개나 기록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양 팀은 1쿼터 치열했다. 캐롯은 로슨이 팀 중심을 잡고 이정현이 3점슛을 꽂았다. KT는 하윤기가 1쿼터에만 무려 17점을 꽂아 23-25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2쿼터부터 경기 흐름이 캐롯으로 향했다. 전성현과 조나단 알렛지가 3점을 터뜨리는 등 2쿼터에만 29점을 기록해 52-42로 리드를 잡고 전반을 마무리했다. 캐롯은 3쿼터 KT의 수비가 무너진 사이 로슨을 중심으로 득점하며 리드를 68-53으로 벌렸다. 4쿼터에도 분위기를 이어간 캐롯은 4쿼터 종료 3분 45초를 남겨놓고 로슨의 골밑 득점으로 13점 차로 달아나며 이날 경기 승리르 굳혔다.
올 시즌 팀 3점슛 1위(평균 12.3개) 캐롯은 이날도 3점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팀 주축인 전성현이 3점 성공률 29%에 그쳤으나 이정현이 빈자리를 채웠다. 이정현은 KT가 맹추격하던 4쿼터 초반 79-63을 만드는 3점슛으로 캐롯의 완승 분위기를 굳히는 데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