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유아인에 대한 수사가 마약 혐의 확대되면서 광고계와 영화·OTT업계까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유아인이 경찰 수사에 시간을 끌며 대응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며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유아인의 구속 수사가 목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경찰은 유아인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포렌식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인의 혐의가 프로포폴 투약에서 대마초 흡연으로 옮겨가면서 대마초 구입 경로와 흡입 공범 등을 조사하기 위해 휴대폰 정밀 분석에 착수한 것이다.
해외에 체류하던 유아인이 경찰 조사 직전 돌연 일정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진 것도 향후 그의 수사 과정에 불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귀국 예정일은 지난 3일이었지만, 유아인은 갑자기 귀국 일정을 이틀 미루면서 5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 측에서는 유아인이 체모 검사 등에서 마약(대마) 성분이 검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국 일정을 미룬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구속 수사 가능성은 이 같은 의혹 때문에 제기된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구속 수사는 거주지가 불분명하거나 도주 및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을 때 이뤄진다. 유아인이 입국을 미룬 행위에서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당초 유아인은 지난 6일 프로포폴 상습 투여 혐의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프로포폴 상습 투여 의심자 51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는데, 그중에 유아인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유아인의 소변 및 체모 160여 가닥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고, 지난 10일 소변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결과를 받았다. 프로포폴 반응은 음성으로 나왔다.
약학정보원의 약물백과에 따르면 프로포폴 성분은 단시간에 빠르게 작용되는 마취제로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는 특성을 가진다. 대사 속도가 빨라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다. 반면 대마의 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은 짧게는 7일부터 길게는 10일까지도 소변에서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유아인이 최근까지 대마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아인의 소속사 UAA는 지난 10일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중 및 유아인의 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아인이 그 동안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SNS 등에서 소신발언을 쏟아내며 ‘개념 연예인’으로 입지를 다져왔기 때문이다.
디시인사이드 유아인 팬덤 갤러리에는 지난 11일 성명문이 게재됐다. 갤러리 운영자는 “유아인을 향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팬들은 이를 예의주시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사태까지 이르렀다고 판단해 갤러리 여론에 따라 성명문을 발표한다”며 “의혹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즉시 공식 입장을 통해 이를 소상히 해명하고 논란을 종식시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본인이 주장했던 ‘유명인으로서의 의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아인이 출연해 촬영을 마쳤거나 출연이 예정된 영화·OTT 작품 제작사 및 관계자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방송, 상영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영화 ‘승부’는 유아인 주연으로 이미 촬영이 끝나고 상반기 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악재를 맞았다. 영화 ‘하이파이브’와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도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상태다. 이 밖에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 촬영도 오는 6월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아인 출연작들의 운명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