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오른쪽)이 지난 11일 열린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분데스리가 진출 후 첫 멀티 골을 터뜨렸다. 그는 1월부터 5경기에 나서 4골을 몰아치는 등 쾌조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성(31·마인츠)이 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면모를 한껏 뽐내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멀티 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마인츠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의 MEWA 아레나에서 열린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022~2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0라운드에서 3-1로 이겼다. 11위인 마인츠(승점 26)는 중상위권인 7위 볼프스부르크(승점 30)와 격차를 좁혔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이재성이었다. 원톱 뤼도비크 아조르크 아래 위치한 이재성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21분,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 공을 빼앗은 후 페널티 박스로 빠르게 진입했다. 이후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아조르크 발 앞에 공을 배달했다. 아조르크의 슈팅이 수비수 맞고 흘렀지만, 어느덧 문전에 위치한 이재성이 밀어 넣었다. 김환 분데스리가 해설위원은 “투지로 만든 골”이라고 평가했다.
2-1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쥔 후반 7분, 이재성은 후방에서 날아온 롱볼을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 끝에 따냈다. 순간적으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본 이재성은 감각적인 왼발 토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리그 6호 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이재성이 분데스리가 공식 MOM으로 선정됐다.(사진=분데스리가 공홈)
이날 이재성은 여느 때와 같이 부지런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아우크스부르크를 괴롭혔다. 두 골 모두 투지와 끈질김을 앞세워 만들었다. 위치 선정과 침착한 마무리도 스트라이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났다.
경기 최우수선수는 이재성의 차지였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는 이재성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8.83을 건넸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 역시 이재성을 최우수선수로 꼽으며 “분데스리가에서 첫 멀티 골을 작성했다. 이재성은 경기에 뛴 선수 중 가장 많은 스프린트(36회)도 기록했다”고 조명했다.
2022~23시즌 분데스리가 20경기에 출전한 이재성은 6골을 넣어 지난 시즌 기록(4골)을 넘어섰다. 이재성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마친 후 훨훨 날았다. 지난달 21일 월드컵 휴지기 뒤 벌인 리그 5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미드필더로 출전해 세운 기록이라 더 값지다. 2선 전 지역, 최전방까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재성은 올 시즌 중앙 미드필더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섰다. 득점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의 압박과 영리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그는 최근 공격수 못지않은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이재성은 투지, 헌신 등이 떠오르는 미드필더지만, K리그에서 활약할 때부터 득점력이 돋보였다. 특히 2017시즌 전북 현대 유니폼 입고 리그에서 8골 10도움을 올렸다. 그는 2019~20시즌 홀슈타인 킬 소속으로 독일 분데스리가2에서 9골 넣은 바 있다. 올 시즌, 특히 최근에는 ‘미들라이커’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커리어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