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NC 다이노스 선발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정구범. 정구범은 2020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초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NC 제공
NC 다이노스 왼손 기대주 정구범(22)의 보직은 '선발' 유력하다.
강인권 NC 감독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 리드 파크 베이스볼 필즈에서 열린 구단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정구범에 대해 "불펜 투수보다 선발 투수로 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구범의 보직을 불펜이 아닌 '선발'로 고려하는 건 그의 부상 이력 때문이다.
덕수고를 졸업한 정구범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계약금 2억5000만원)된 전국구 유망주다. 하지만 입단 후 잔부상에 시달려 지난 시즌 말미에야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021년 8월에는 재활 치료 기간 구단에 양해를 구해 4개월 정도 가족이 머무는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기도 했다. 부상 부위가 어깨였던 만큼 NC에선 신중하게 정구범의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언제 등판할지 모르고 몸을 풀어야 하는 불펜보다 등판일이 정해져 있는 선발이 정구범을 위해 더 낫다고 판단한다.
정구범은 순조롭게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캠프 두 번째 피칭에서 80~90% 강도로 각각 40개를 투구했다. 최고구속은 142㎞/h. 김수경 투수 코치는 "정구범은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부상"이라며 "현재까지 이상 없이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에서 본인의 기량을 보여주기까지 과정이 더 중요하다. 선발 로테이션 후보군에 있는 만큼 스스로 관리를 잘해서 가지고 있는 기량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구범은 "입단 4년 차에 해외 캠프가 처음"이라며 "선배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고, 또래 형들도 많아서 궁금한 점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입단하고 계속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무기력했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스트레스도 줄고 자신감도 붙고 있다. 이제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몸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면서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캠프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정구범은 "캠프 첫 번째 피칭은 마운드 적응과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고 두 번째 피칭에서는 제구에 중점을 두고 던졌는데 조금씩 원하는 모습으로 공을 던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한다"며 "정상적인 몸 상태로 참가한 첫 캠프인 만큼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잘 준비해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