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한국시간) MLB닷컴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선수를 대상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선정, 발표했다. 한국 국가대표팀 간판타자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MLB) 최우수선수(MVP) 수상 이력이 있는 '아이콘' 무키 베츠(LA 다저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상 미국)와 함께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글 전문에는 이 명단이 선수의 성적과 통계뿐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받고 있는 관심 정도를 반영했다고 명시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WBC에서 출전하는 외야수 중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가장 흥미로운 선수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그가 2023시즌을 마치고 MLB에 진출할 것이며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명단 오른손 선발 투수 '명예로운 언급(후보)'을 보면 일본 대표팀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다. 두 투수 모두 일본 리그 최고로 평가받지만, 후보로 거론되기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투·타 겸업 플레이어(Two-way player)라는 포지션 항목이 따로 있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일본)를 소개하려는 목적이 엿보인다.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를 보면, 참가국 안배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 WBC가 임박했음을 환기하려는 의도가 있다.
물론 이정후가 미국 현지에서 받는 관심은 뜨겁다. 그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애리조나주 피닉스)엔 연일 MLB 구단 스카우트들이 방문하고 있고, 현지 언론도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런 화제성이 이정후의 이름을 트라웃·베츠와 같은 명단에 올려놓은 것이다.
모든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명단이다. 일단 13명 모두 메이저리거다. 포수 부문에 선정된 J.T 리얼무토(필라델피아 필리스·미국)는 2022시즌 실버 슬러거 수상자. 현재 공·수 능력이 가장 좋은 선수다. 1루수는 2020시즌 내셔널리그(NL) MVP 수상자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캐나다)이 선정됐다.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타자다.
2루수는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베네수엘라)다. 단일시즌 200안타만 4번 기록한 선수다. 통산 타율이 무려 0.307. 30홈런 이상 기록한 시즌도 두 번 있는 리그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다.
3루수·유격수는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동료 매니 마차도(도미니카공화국)와 젠더 보가츠(네덜란드)가 각각 선정됐다. 3루수 마차도는 2022시즌 타율 0.298 홈런 32개를 기록했다. 2021시즌엔 타율 0.278 홈런 28개.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도 리그 최정상이다. 보가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2억8000만 달러를 받고 이적해 김하성을 유격수에서 밀어낸 선수. 매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남기는 선수다.
지명타자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의 동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미니카공화국)이 선정됐다. 빅리그 데뷔 3년 차였던 2021시즌 홈런 48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오른 선수다. 2022시즌도 32개를 때려냈다.
오른손 선발 투수는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말린스·도미니카공화국)이 선정됐다. 그는 지난 시즌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NL 사이영상을 받았다. 왼손 선발 투수는 2021시즌 20승, 2022시즌 17승을 거두며 LA 다저스 에이스로 올라선 훌리오 유리아스(멕시코)다. MLB 최초로 마무리 투수 1억 달러 시대를 연 에드윈 디아즈(뉴욕 메츠·푸에르토리코)도 불펜 투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