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구보다 (콘서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긴 한데… 모르겠다. 회사가 지금 뒤숭숭하다.”
13일 솔로 컴백을 한 샤이니 키의 하소연이다. K팝 팬들 사이에선 키가 간접적으로 회사의 내부 상황을 언급 했다며 다수 레이블을 보유한 하이브가 SM을 인수합병하게 될 경우 SM 아티스트의 컴백이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키는 이날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 키의 ‘킬러 카운트다운 라이브’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어디에 이야기해야 앙코르 콘서트를 열어주는 것이냐. 나도 누구보다 (콘서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긴 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한숨을 내쉰 키는 “회사가 지금 뒤숭숭하다”고 SM 내부 분위기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전날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킬러’를 발매한 키였지만, 여러 활동을 예고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드러낸 것.
키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미니 2집 ‘걸스’ 발매 뒤 반년이 넘도록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 에스파를 두고도 여러 뒷말이 나온다. 공식적으로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오는 20일로 예정된 에스파의 새 앨범 발매가 연기됐다는 이야기가 가요계에 흘러나오면서 그 배경에 추측이 쏟아졌다. 에스파는 아직 왕성한 활동을 펼쳐야 할 신인인데도 앨범 발매 소식이 좀처럼 없으며, 오는 25~26일 양일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첫 번째 단독 콘서트 ‘싱크 : 하이퍼 라인’ 개최만 전해졌을 뿐인 탓이다.
에스파는 ‘걸스’ 앨범이 K팝 걸그룹 처음으로 초동 100만장을 넘기고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빼어난 성과를 기록했기에 컴백이 늦어지는 데 대해 팬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SM 아티스트 팬들 사이에서는 SM 사태가 경영권을 두고 기업 간 ‘힘겨루기’로 돌입하면서, 아티스트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와 결정권자의 업무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SM은 대형 그룹의 컴백이 예정돼있다. 데뷔 15주년을 맞은 샤이니와 함께 ‘으르렁’ ‘중독’ ‘러브 샷’ 등 보이그룹 계보의 한 획을 그었던 엑소가 돌아온다. 두 그룹 모두 태민과 백현을 끝으로 전 멤버가 전역하면서 오랜만에 ‘완전체’ 활동을 재개한다는 것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이 외에도 보아, 레드벨벳, 에스파 등 팬들이 기다리는 아티스트의 컴백을 위해서는 SM의 안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SM 경영권을 둘러싼 논란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 SM 경영진이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퇴진을 공표한 SM 3.0을 발표한 뒤 7일 카카오의 SM 지분 9.05% 인수 발표와 10일 하이브의 이수만 지분 14.8% 인수 발표 등 숨가쁜 전개가 이어지고 있다. SM 내부에서는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목소리와 이수만 전 총괄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맞붙어 내분 조짐도 상당하다.
하이브가 SM 경영권을 획득하면 SM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냐는 업계와 팬들의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SM을 인수해도 SM 고유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하이브는 전 직원이 참석할 수 있는 ‘CEO 세션’(대표 설명회)를 10분가량 진행했다. 이날 박지원 하이브 CEO는 “독립성을 유지하되, 각 레이블의 크리에이터가 빛날 수 있는 인프라는 맞춤 지원한다”며 “아티스트 플랜도 밀리지 않도록 운영해서 팬들의 니즈를 충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괄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경영권이 없고 로열티를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라며 “프로듀싱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