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최대 주주로 등극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메머드급 회사의 탄생으로 SM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박지원 하이브 CEO는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하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박 CEO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는 SM의 인수합병에 대해 하이브 직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경과를 설명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CEO는 SM 인수 계약과 관련해 “SM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한다.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며 “하이브는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SM은 SM만의 가치가 있다”면서 “SM이 고유한 색을 지키고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CEO는 이 전 총괄의 복귀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박 CEO는 “이 전 총괄의 경영, 프로듀싱 참여는 없다. 로열티도 더이상 가져가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박 CEO의 이같은 발언은 SM의 ‘정체성’을 잃을까 걱정하는 SM 내부 관계자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함으로 보인다. 실제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엔 ‘SM 현 경영진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과 카카오’ VS ‘하이브와 이수만’을 선택하는 투표가 실시됐다.
13일 오후 기준 해당 투표 결과는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190표(85.6%), ‘하이브와 이수만’은 33표(14.9%)로 큰 표 차이를 보였다. 하이브의 SM 인수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대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SM의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는 지난 10일 공식 입장을 통해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며 “SM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뿐만 아니라 그간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하여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총괄 측인 병규 SM부사장(변호사) 또한 13일 전 사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지 하이브가 아니다”라며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이 전 총괄)의 뜻에 반해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는 3월 말 진행되는 SM 주주총회에서 하이브는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진 후보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SM 이사로 있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4명의 임기는 다음 달 끝나며, 하이브는 이달 16일까지 주주제안을 마감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진 라인업을 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