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전자담배 신제품 경쟁...스틱 가격만 올랐다
안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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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2023.02.15 07:00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자, 토종 및 글로벌 담배 회사의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다만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와 함께 전용 스틱(담배) 가격을 올려 흡연자들의 지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영국계 담배회사 BAT로스만스는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기기 '글로 하이퍼 X2'를 국내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글로 하이퍼 X2는 BAT로스만스가 지난 2021년 9월 출시한 '글로 프로 슬림'의 후속 신제품이다. 시리즈 중 처음으로 '부스트 모드'와 '스탠다드 모드' 버튼을 분리, 사용자가 선호하는 가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양한 혁신 기능으로 소비자 편의성도 높였다. 먼지와 이물질로부터 기기를 보호할 수 있는 아이리스 셔터를 장착했다. 또 LED 표시등으로 충전, 가열 상태, 부스트 모드 시작 등을 알려준다.
글로 하이퍼 X2의 공식 출시일은 오는 27일이다. 글로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전국 편의점에서 공식 판매된다. 또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4만원이다.
이와 함께 BAT로스만스는 '데미 슬림'이란 이름의 글로 하이퍼 X2 전용 스틱도 새로 선보였다. 기존 스틱보다 두꺼운 형태로, 담뱃잎 함량이 30%가량 늘었다.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는 "스낵 내 담뱃잎 함량을 늘려 더 빠르게 더욱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담배 회사들이 앞다퉈 신상 전자담배를 선보이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해마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전용 스틱 기준)은 지난해 처음으로 5억 갑을 넘어섰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7년 2.2%에서 지난해 약 15%로 올랐다.
다만 담배회사들이 신제품 출시 함께 전용 스틱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해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BAT로스만스는 이날 전용 스틱인 데미 슬림의 가격을 4800원으로 발표했다. 기존 글로 전용 스틱인 '네오'의 가격(4500원)보다 300원이나 올렸다. 앞서 신제품을 출시한 한국필립모리스와 KT&G 역시 약속이라도 한 듯 전용 스틱의 가격을 4800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담배 회사들이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내놓으며 전용 스틱 가격을 일제히 300원씩 올렸다"며 "보통 담배 가격은 인상은 담뱃세 인상과 맞물렸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담배 회사가 앞장서서 가격을 올린 셈이라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더 비싸게 판매되는 기기값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실제 BAT로스만스는 이미 지난해 10월 일본 시장에 글로 하이퍼 X2를 선보이며, 1980엔(약 1만9000원)의 가격표를 달았다. 이는 국내 판매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대해 엠마 딘 BAT 북아시아 지역 마케팅 총괄은 “가격은 유통, 노동 생산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시장마다 다르고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북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