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삼산체육관이 다시 들끓는다. 여자 프로배구 최고 인기 팀 흥국생명이 다시 한번 단독 1위 탈환 기회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15일 인천 삼찬월드체육관에서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의 5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흥국생명은 14일 기준으로 20승 7패, 승점 60을 기록하며 리그 1위 현대건설에 1점 차 밀린 2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건설이 14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세튼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승점 추가에 실패한 탓에 이날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승리하면 1점 또는 2점 차로 현대건설을 앞설 수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11일 홈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한 차례 1휘 탈환 기회를 잡았지만, 4라운드까지 한 번도 지지 않았던 팀을 상대로 1-3으로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삼산월드체육관엔 시즌 첫 1위 등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듯 5800여명 만원 관중이 찾아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모두 웃지 못했다.
두 번째 기회는 잡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현재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상대한다. 흥국생명은 4라운드까지 페퍼저축은행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딱 세 세트 내줬다. 블로킹·공격 성공률·리시브 효율·디그 등 모든 지표에서 앞섰다.
하지만 결과 예단은 어렵다.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니아 리드가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며 공격력이 좋아졌다.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이 합류하며 수비도 탄탄해졌다. 당장 10일 열린 현대건설전에서도 풀세트 끝에 승리하며 일격을 가했다.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대행은 11일 기업은행전을 앞두고 "현대건설이 페퍼저축은행에 질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흥국생명도 4전 전승을 거둔 기업은행에 이날 패했다.
페퍼저축은행도 동기부여가 크다. 올 시즌 처음으로 2연승을 거둘 기회다. 그것도 리그 1·2위 팀을 연달아 잡는다면,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시즌 4승째를 거두며 지난 시즌 기록한 3승을 넘어설 기회다. 최가은·이한비·박경현 등 현재 주축 공격수들이 자신감을 얻는다면, 남은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흥국생명의 1위 탈환 여부로 관심이 큰 경기에서 이변을 만든다면, 팀 브랜드 파워도 높아질 수 있다.
키플레이어는 역시 '배구 여제' 김연경이다. 그는 3일 KGC인삼공사, 7일 현대건설전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11일 기업은행전에서는 이전보다 고전했다. 김연경은 페퍼저축은행전 4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52.00%를 기록, 상대 6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