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김서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 칼럼에서 '한화 김서현 vs KIA 윤영철 누가 더 신인왕에 다가설까(2월 7일자)'라고 썼다. 그만큼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다음날 김서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논란이 터졌다.
김서현(19)은 자신의 SNS 비공개 계정을 통해 소속팀 한화 이글스 코치의 지도 방향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구단은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 참가한 신인 김서현에게 사흘 훈련 제외 징계를 내렸다. KBO리그 데뷔전도 치르기 전에 소속팀의 징계를 받은 것이다. 김서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말 죄송하다. 코치님, 선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만 안겼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서현은 지난해 9월 열린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시속 150㎞대 후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투수로 즉시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창 시절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도자와 팬들의 가슴에 상처와 실망감을 안긴 것이다. 고개 숙여 사과하는 김서현 선수 본인이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이 굉장한 것 같다. 그래서 코치의 지도 방식에 불만을 품고, 이를 표출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선수의 잘못만 탓할 순 없다. 시대가 바뀌어 요즘은 SNS가 크게 활성화됐다. SNS를 통한 논란이 반복된다고 해서 선수단에 'SNS 금지령'을 내릴 수도 없다. SNS는 자신을 표현하고, 생각을 드러내는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한다.
문제는 교육이다. 아마추어 지도자나 일선 학교의 지도 방식에 아쉬움이 뒤따른다. 지도자는 야구뿐만 아니라 선수 본인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선수에게만 이를 맡겨선 안 된다. 물론 지도자나 학교 선생님들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체벌이 금지되고, 학생들에게 기합을 주거나 훈계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교육 현장의 변화 속에 선수와 학생이 지녀야 할 본연의 자세가 흐트러지고, 스승을 우습게 보는 분위기가 점차 심해지는 것 같다.
그럴수록 지도자는 야구만 가르쳐선 안 된다. 늘 젊은 선수들이 잘못을 깨우치도록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
구단 역시 마찬가지다. 신인 선수가 처음 입단하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에서 교육하지 않나. 최소한 분기별 교육을 통해 선수들의 인성 교육을 하고 주의 사항을 설명해야 한다. 프로 지도자 역시 단순히 기술 습득뿐만 아니라 사람의 됨됨이를 갖추도록 이끌어야 한다. 학생과 선수의 성격이나 개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지도해야 한다.
일선 현장에 오랫동안 몸담은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논란을 바라보면 안타깝다.
김서현도 하루빨리 잘못을 깨우치고 반성하는 시간을 통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주변의 따끔할 질책을 '나 잘되라고 하는 이야기'로 겸허히 받아들였으면 한다.
김서현은 모자 안쪽에 '성숙해지자!' '반성하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챙길 것' 등 문구를 적었다고 한다.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일찍 채찍을 맞은 만큼 앞으로 엄청난 발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 선수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