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용은 현재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에 한창이다. 소래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크게 주목받는 대형 유망주는 아니었으나 그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스카우트팀이 본 가능성은 1군 무대에서 바로 증명됐다. 시속 140㎞를 밑돌던 최고 구속이 시속 140㎞대 중반까지 오르며 1군에서도 통했다. 김태형 전 감독은 그를 두고 “공을 자신 있게 꽂는다. 전력으로 던져봐야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배울 수 있다”고 칭찬하며 지난 두 시즌 동안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성장통도 있다. 불펜으로서 통하던 구위가 선발로 가자 줄어들기 시작했다. 투구 수가 60구를 넘어간 후 서서히 떨어졌고, 결국 지난 시즌을 3승 7패 평균자책점 5.30으로 마무리했다.
그런 최승용이 올 시즌 다시 한번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도전한다. 그는 현재 시드니 캠프에서 선발 보직을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고, 박신지 등과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최승용은 본지와 통화에서 "이승엽 감독님께서 '모든 투수들의 꿈이 선발 투수다.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으니 잘 해보자'고 하셨다"고 전했다.
최승용은 지난해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체중도 불렸다. 그는 "지난해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로 준비하지 않고 시즌에 들어가다 보니 선발 투구 중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며 "올해는 선발로 준비하면서 투구 수도 차근차근 늘리고 있다. 체중도 늘려서 지난해 88㎏ 정도에서 92㎏까지 늘렸다. 식사도 매 끼니 잘 챙겨먹고, 비시즌 때부터 닭가슴살도 꾸준히 먹고 있다. 이제는 투구할 때 힘이 붙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 입단 후 꾸준히 성장해 온 그는 여전히 발전 의지가 강하다. 최승용은 “최원준 형에게는 선발 투수로서 필요한 걸 많이 여쭤보면서 친해졌다”며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시는 건 아니지만, 경기 중 볼 배합에 대해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라고 조언해주시기도 한다”고 떠올렸다. 또 “새로 오신 다카하시 히사노리 인스트럭터께서 선수 시절 체인지업이 뛰어나셨다고 들었다. 그래서 체인지업에 대해 먼저 물어가며 배우고 있다”고도 했다. 친정팀에 돌아와 처음 합을 맞추게 된 양의지에 대해 묻자 “불펜 투구 때 한 번 합을 맞춰봤는데, 선배님께 질문할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 최승용. 사진=연합뉴스
두산은 1~4선발 자리가 이미 확정됐다. 20승 투수 출신인 라울 알칸타라에 더해 변화구 구위가 뛰어난 딜런 파일이 새로 합류했고 국내 원투펀치도 단단하다. 지난 3년 간 30승을 거둔 최원준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곽빈까지 4선발의 안정감은 어느 팀 못지 않다. 최승용이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유일한 왼손 선발로 다양성도 더할 수 있다. 최승용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선발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돼 감사하다. 꼭 노력해서 5선발 자리를 따낼 수 있게 해보겠다”고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