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선수들은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감독인 내가 자책하게 되는 경기다. 나 자신에게 화가 더 많이 난다."
연패를 끊지 못한 은희석 서울 삼성 감독이 패전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삼성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고양 캐롯과 원정 경기에서 86-9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9위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승차는 3경기까지 벌어졌다. 최하위 탈출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마냥 전력이 나빠서는 아니었다. 주축 이원석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등 전력 공백이 컸지만, 최근 서울 SK와 연장 승부를 벌였고, 이날도 캐롯과 마지막까지 접전 양상을 이어갔다. 분전 끝에 거둔 연패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 선수들은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대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은 감독은 "감독인 내가 자책하게 되는 경기다. 나 자신에게 화가 더 많이 난다"고 했다. 아쉬움을 남긴 건 수비였다. 은 감독은 “프로농구의 모든 팀은 여러 형태의 수비를 준비하겠지만, 최종 목적은 결국 1대1 수비"라며 "그 단계까지 왔는데 지켜내지 못한 게 감독으로서 많이 아쉽다. 선수들도 아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삼성은 디드릭 로슨과 자팀 외국인 선수들을 1대1로 붙이려 했으나 실패했다. 로슨은 이날 34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캐롯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다랄 윌리스와 앤서니 모스의 수비를 파워로 뚫어버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은 감독은 "자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을 믿었다"면서도 "공격에서 로슨에게 허용하더라도 윌리스가 공격적인 부분에서 상쇄시켜줄 거라 생각했다. 모스를 디펜스 상대로 매치업을 붙였다. 그런데 모스가 어제 오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내가 그 부분까지 대비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후회된다"고 돌아봤다.
얻은 것도 있다. 신인 신동혁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6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분전했다. 3점슛 4개를 모두 성공시켰고, 모두 중요한 시점에서 꽂았다. 로슨에게 맹폭당하던 삼성이 끝까지 추격할 수 있었던 건 신동혁의 힘이 컸다.
은희석 감독은 “삼성이 더 발전하고 올 시즌처럼 힘든 시기를 겪지 않으려면 (신)동혁이와 같은 선수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며 "신인임에도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로테이션 폭이 넓어졌다는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동혁이도 더 발전해서 삼성이 필요로 하는 선수,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