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리(사진=차트코리아 제공) 노인의 연령을 둔 논란이 세게 일어날 조짐이다. 지하철공사의 적자극복을 위해 노인의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려야 한다는 둥 지하철이 적자 보는 탓을 왜 노인들에게 돌리느냐는 둥 무임승차 덕택에 노인들의 활동량이 늘어나고 건강해져 오히려 의료보험공단의 지출이 줄지 않았냐는 둥 말들이 많다.
서유석은 일찌감치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짐작이라도 한 냥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를 발표하며 “세상나이 구십 살에 돋보기도 안 쓰고 보청기도 안 낀다”라고 노래하며 노인을 괄시하는 세상을 향해 일갈했다.
65세가 넘어도 청년들처럼 팔팔하게 건강한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머지않아 정년 상향과 함께 노인의 연령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 건강과 위생은 물론 의료서비스까지 폭발적으로 개선될 정도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덕택이다.
지하철 무임승차를 박탈당하면 억울해 할 노인들도 많겠지만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새 출발”이라는 서유석의 노래처럼 늙은이 노릇을 거부하고 다시 나서는 노인들도 늘고 있다.
가요계에도 진작 팔순이 넘었는데 신곡을 발표하고 청년들처럼 원기왕성하게 활동을 펼치면서 노인이길 거부하는 가수들이 늘고 있다. ‘뜨거운 안녕’이라는 명곡을 부른 쟈니리(본명 이영길)는 1938년생이다. 올해 85세라는 나이를 아랑곳 않고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연출하는 것으로로 유명하다.
특히 쟈니리는 83세 때인 2021년 8월부터 10월 복면을 벗고 자신의 신분을 밝힐 때까지 MBC ‘복면가왕’에서 세 번 우승을 하며 복면가왕 최고령 우승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를 시작으로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이광조의 ‘사랑을 잃어버린 나’, 김도향의 ‘바보처럼 살았군요’ 등을 열창해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다.
나이 때문에 활동을 포기하다시피 한 60대와 70대 후배가수들에게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희망과 용기를 이 80대 중반의 팔팔한 선배가 불어넣었다. 또 전국의 60대와 70대 시니어 시청자들이 자신은 아직 젊은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충격적인 공로도 무시할 수 없다.
후배 가수들의 명곡을 고음으로 거침없이 폭발시킨 이 전설적인 가수가 10여 년 전 말기 식도암 수술을 받았다니 더욱 믿어지질 않는다. 건강과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기울인 그 노력을 생각만 해도 눈물이 절로 나온다.
쟈니리는 2021년 말 탱고 리듬의 ‘바보사랑’이란 신곡을 발표하면서 또 다시 후배 가수들이 놀라게 만들었다. 이 노래는 이후 주현미 등 수많은 후배가수들이 유튜브에서 부를 정도로 인기를 누렸고 2022년에는 쟈니리 가요제가 열리기도 했다.
‘빨간 구두 아가씨’로 유명한 남일해 역시 1938년생으로 쟈니리와 동갑인데 최근 ‘여기는 대구’(김병걸 작사·작곡)라는 신곡의 녹음을 마쳤다. 또 탱고 리듬의 곡들만 모은 기획 앨범을 녹음하느라 2023년 2월 내내 레코딩 스튜디오를 드나들고 있다.
1939년 함경남도 함흥 태생으로 불후의 명곡 ‘갈대의 순정’을 부른 박일남은 요즘 지난 2016년 부른 ‘정녕’(조운파 작사 임종수 작곡)이 뒤늦게 히트할 조짐을 보여 신바람을 내고 있다. 원래 지난 2003년 나훈아가 ‘분교’(김병걸 작사·임종수 작곡)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곡인데 2010년 조항조가 조운파의 새로운 가사에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는 새로운 편곡으로 리메이크했다.
박일남의 호소력 짙은 창법이 돋보이는 ‘정녕’은 전주와 간주에 트럼펫 연주를 넣고 편곡자 조성준이 피아노를 직접 연주해 두 후배 스타가 부른 노래들과 전혀 다른 감흥을 준다.
팔순의 세 가수 모두 ‘가요무대’ 외엔 출연할 방송 무대가 없지만 유튜브 방송과 요양원 등지에서 노래를 부르며 봉사활동을 펼치는 모습 만으로도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적지 않을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