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괴물루키의 리턴매치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성사될까. 한국의 괴물루키 소형준(22·KT 위즈)과 일본의 사사키 로키(22·지바롯데 마린스)가 4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다시 만난다.
두 선수는 지난 2019년 부산 기장에서 처음 만났다. 그해 열린 제29회 U-18(18세 이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이하 U-18 월드컵) 슈퍼라운드 한일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쳐 소형준이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주목은 사사키가 더 많이 받았다. 고등학생의 나이에 16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리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사사키는 경기 도중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19구 만에 조기 강판됐다. 반면, 소형준은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제 몫을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부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그로부터 4년 뒤, 두 선수는 각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 국가대표에서 재회했다. 오는 3월 열리는 WBC의 한일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4년 만의 재회를 앞두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본선 1라운드 B조에 속해 오는 3월 10일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의 대결도 이뤄질 수 있다.
사사키는 4년 전의 아쉬움을 WBC에서 설욕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사사키는 지난 14일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조기 강판돼) 팀에 힘이 되지 못한다는 답답함이 있었다”고 4년 전을 회상한 뒤, “이번(WBC)에는 그럴 일이 없도록 잘 준비하겠다”라며 WBC에 나서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U-18 월드컵 이후 사사키는 무섭게 성장했다. 2021년 일본프로야구(NPB)에 데뷔한 사사키는 최고 164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과 무려 150km가 찍히는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일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20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로 호투하면서 NPB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으로선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소형준도 KBO리그 성인 무대에서 4시즌을 활약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데뷔해부터 두 자릿수 승수(13승)를 거두며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와 신인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형준은 3년차인 2022시즌 다시 한번 두 자릿수 승수(13승)와 3점대 평균자책점(3.05)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한국 최고의 유망주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괴물루키로 성장한 이들의 리턴매치는 어떻게 펼쳐질까. 다만, 사사키가 11일 체코전 선발 출격이 유력해지면서 두 선수가 본선 1라운드에서의 만날 가능성은 다소 줄어들었다. 본선 1라운드 이후 두 선수가 다시 만나는 경기는 결승전 뿐이다. 숙명의 한일전 1차전 이후 대망의 결승전에서 두 선수의 리턴매치가 성사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