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선수들이 22일 IBK기업은행에 0-3으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화성=정시종 기자
철옹성 같던 현대건설이 속절 없이 무너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원정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0-3(23-25, 21-25, 25-27)으로 졌다. 이로써 최근 5연패 부진 속에 5라운드를 마감했다.
지난 15일 선두를 뺏긴 2위 현대건설은 선두 흥국생명과의 승점을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현대건설이 승점 62에 머무르는 사이,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1위 현대건설의 2022~23시즌 초반 위용은 대단했다. 2022년 2월 25일 KGC인삼공사전부터 16연승을 달려, 여자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단일 시즌 여자부 최다 연승 타이와 개막 후 최다 연승(이상 15승) 기록도 작성했다.
그러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의 허리 부상 이후 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하나둘씩 부상 선수가 발생했다. 흥국생명이 감독 경질 논란에 휩싸였을 때, 현대건설 역시 야스민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해 달아나는데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뒤늦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냈지만, 이보네 몬타뇨의 활약이 미미하다. 4경기에서 총 81득점, 성공률은 37.37%로 낮다. 22일 경기에서도 승부처인 2세트 20-21에서 공격 범실을 범했고, 21-23에서 시도한 백어택은 상대 블로킹에 막혔다.
적장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영상으로 접한 몬타뇨는 높이가 좋지만 파워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외국인 선수로서 큰 임팩트를 남길 만한 유형은 아닌 듯하다. 결국 높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현대건설의 경기력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야스민도 처음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었다. 몬타뇨의 득점은 이 정도면 괜찮은데, 공격 효율이 조금 낮다. 선수들과 호흡을 좀 더 맞추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과 고예림은 번갈아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이달 초 흥국생명전에서 발목 인대가 부분 파열된 리베로 김연견은 6라운드 막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팀 전력이나 분위기 모두 100% 상태가 아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반전이 필요한데 쉽지 않다. 부상 선수 핑계를 댈 것이 아니다"며 "팀 분위기도 그렇고 아쉬움이 많다. 이게 현재 우리 실력이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대행 체제를 마감하고, 마르첼로 아본단자 신임 감독 체제로 재정비해 새롭게 출발한다.
현대건설은 오는 25일 IBK기업은행과의 재대결을 통해 마지막 6라운드 일정에 돌입한다. 1위 탈환 및 우승 희망을 이어가려면 연패 탈출이 시급하다. 강성형 감독은 "전술 및 전략 대비도 필요하겠지만, 뭉치는 힘이 필요하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던가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