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이드를 벌써 맞은 걸까.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방망이가 시작부터 뜨겁게 돌아갔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7-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가 올해 첫 출전이었다. 에인절스는 지난 26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 첫 경기를 치렀으나 오타니는 출전하지 않았다.
장타는 첫 타석부터 터졌다. 오타니는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와 상대 투수 태너 뱅크스의 높은 초구에 방망이를 돌렸다. 오타니가 친 타구는 외야 우중간 펜스를 맞혔고, 주력 역시 상당한 오타니는 2루를 넘어 3루까지 여유롭게 도달했다. 오타니는 후속타자 앤서니 렌던의 우전 안타 때로 홈을 밟아 팀의 선취 득점도 만들었다. 이날 팀이 무실점 경기를 하면서 결승 득점 주자가 된 셈이 됐다.
오타니는 2회 말 2사 2루에서 유격수 땅볼, 3회 말 2사 만루에서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세 타석을 소화한 그는 5회말 공격 때 대타 트레이 캐비지와 교체됐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오타니의 타격에 대해 "만약 오타니가 100% 전력 질주를 했다면 그라운드 홈런이 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초구를 공략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네빈 감독은 "그는 높은 공이 오면 (카운트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치려 한다. 오늘도 그 부분을 하려 했던 것 같다"며 "세 타석 모두 빠른 카운트에 좋은 스윙을 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얻는다. 지난 두 시즌 MVP(최우수선수)급 활약을 이어왔던 그는 이미 시장 최대어로 분류됐다. 야수로는 유일한 경쟁자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팀과 11년 계약을 맺으면서 경쟁자도 거의 사라졌다. 대형 타자가 필요한 팀은 반드시 오타니를 사야하는데, 그는 투수로도 특급이다. 5억 달러(6576억원) 계약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몸값을 최대한 불리려면 결국 올 시즌 활약이 필요하다. 대형 계약을 따내기 위해 직전 시즌 최대한 활약하는 'FA로이드(FA+스테로이드)' 모드가 된다면 5억 달러 그 이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일단 시범경기 첫 경기는 제대로 'FA로이드 모드'를 가동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