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유력 후보는 분명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아니면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이상 파리 생제르맹)였다. 그런데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의 표는 다른 이에게 향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의 남자 선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상은 FIFA 회원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미디어, 팬 투표 결과 등을 종합해 반영한다. 1순위는 5점을, 2순위는 3점을 받고 3순위 표는 1점을 받아 이를 합산해 총점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총 득표 1위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건 역시 메시였다. 메시는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소속팀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7골 3도움으로 개인 기록도 정상급이었다. 팀 36년 만의 우승이자 메시 개인에게는 커리어 첫 월드컵 우승이었고, 우승을 이끈 공을 인정받고 대회 MVP(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메시는 올해의 선수에서도 월드컵 라이벌인 음바페(44점)나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34점)을 제치고 총 52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메시에게 표를 주지 않은 이들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음바페나 벤제마에게도 주지 않은 이가 있다. 바로 파울루 벤투 전 감독 퇴임 이후 공석이 된 한국 대표팀 감독 대행으로 투표한 뮐러 위원장이다.
뮐러 위원장은 총 득표 1~3위인 세 사람 누구에게도 표를 주지 않았다. 1순위는 물론 2순위, 3순위표도 주지 않았다. 그가 선택한 건 주드 벨링엄(잉글랜드·도르트문트), 엘링 홀란(노르웨이·맨체스터 시티), 아슈라프 하키미(모로코·파리 생제르맹)였다.
근거가 아주 없는 선택은 아니다. 홀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올 시즌 24경기 27골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키미도 베스트11에 선정된 이다. 벨링엄은 현 소속팀 도르트문트의 에이스다. 다가오는 이적 시장 대어로 분류되고 있다. 그래도 메시나 음바페 등을 뽑은 투표 성향과 비교하면 '튀는' 소신인 건 분명하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모두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뛴 적 있다. 뮐러 위원장은 도르트문트와 인연은 없지만 독일 U-15, U-18 코치와 U-21 스카우트 등 독일축구연맹에서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한편 뮐러 위원장과 달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대세픽'을 했다. 메시, 음바페, 벤제마를 차례로 뽑았다.
투표에 참여한 587명 가운데 뮐러 위원장처럼 이 세 명이 모두 1, 2, 3순위에서 빠진 경우는 투표자의 1.2%가량인 7명이었다. 이집트 축구의 간판이자 주장인 무하마드 살라(리버풀)도 뮐러 위원장처럼 '소신픽'을 했다. 그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브라질·레알 마드리드), 케빈 더브라위너(벨기에·맨체스터 시티), 하키미를 뽑았다.
지도자들 중에서도 '소신픽'을 고른 이들이 많다. 루이스 엔리케 전 감독의 후임으로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루이스 데라 푸엔테 감독은 훌리안 알바레스(아르헨티나·맨체스터 시티), 벨링엄,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레알 마드리드)에게 표를 줬다.
그렇다면 수상자이자 아르헨티나 주장으로 투표에도 참여했던 메시의 선택은 누구였을까. 그는 음바페나 벤제마가 아니라 라이벌 브라질의 핵심 선수이자 팀 동료인 네이마르를 최고 선수로 선택했다. '대세픽' 주인공인 메시 본인 역시 '소신픽'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