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 프로농구 안양 KGC의 선두를 이끌고 있는 오마리 스펠맨과 대릴 먼로가 한 코트에서 힘을 합치게 됐다.
KGC는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2023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 스펠맨과 먼로 외국인 듀오를 동시에 띄운다. 이번 대회엔 KGC와 지난해 ‘챔피언’ 서울 SK가 참가한다. 두 팀 외에도 일본, 필리핀, 대만, 홍콩 등 각 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이 출전한다.
이번 대회는 일본 우쓰노미야와 오키나와에서 열리는데, KGC는 다음 달 1일 우쓰노미야에서 푸본 브레이브스(대만)와 첫 경기를 치른다. 4일엔 오키나와로 건너가 산 미겔 비어맨(필리핀)과 대결한다.
프로농구 정규리그와 가장 큰 차이는 외국인 선수 기용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 프로농구와 달리 외국인 선수 2명의 동시 출전이 가능하다. 그 덕분에 EASL에선 전술적 변화를 더 줄 수 있다. 선수들 간 출전 시간도 조절할 수 있다. 인삼공사는 스펠맨과 먼로를 주전 라인업에 올릴 계획이다.
스펠맨과 먼로는 장점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만큼 두 사람의 조합 시너지가 크다. 이들이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이지만 문제 될 건 없다. 먼로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고, 경기를 이해하는 능력과 패싱 센스가 워낙 뛰어나다. 스펠맨은 내외곽 가리지 않는 파괴력을 갖고 있어 이들이 ‘환상의 단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오전 11시 일본 우쓰노미야의 한 농구 체육관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서도 두 사람의 조합이 돋보였다. 먼로가 훈련 중 안으로 파고든 스펠맨를 포착하고 패스를 밀어 넣었다. 공을 받은 스펠맨은 그대로 뛰어올라 호쾌한 덩크슛을 작렬했다. 바로 반대 코트로 넘어온 이들은 이번엔 역할이 뒤바뀌었다. 외곽에 있던 스펠맨이 골대 밑으로 침투한 먼로에게 공간 패스를 전했고, 먼로는 손쉽게 레이업을 올렸다.
이들이 함께 전술 훈련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 중에도 두 선수는 끊없이 대화하며 소통했다. 대화 주제는 주로 ‘스페이싱(공간 창출)’. 첫 호흡이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훈련을 거듭할수록 두 선수의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변했다. 이날 진행된 훈련 내내 먼로와 스펠맨은 함께했다.
김상식 KGC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플레이가 좋다. 먼로는 패스가 훌륭하고 전술 이해도도 높다. 스펠맨이 스크린을 걸어준 뒤 패턴 플레이를 이어가는 등 안과 밖이 조화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무엇보다 두 선수도 기대하고 있다. 함께 뛰어 흥분했다. 그래서 힘껏 밀어 줄 테니 둘이 뛰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말했다”고 웃었다.
스펠맨은 “먼로는 좋은 리더이자 선수다. 다른 선수와 차원이 다른 시야를 갖고 있다. 너무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팀의 베테랑 빅맨 오세근도 함께 코트 위에 나설 경우 ‘삼(蔘) 트리오’가 뜰 수 있다. 스펠맨-먼로-오세근의 ‘트리플 포스트’다. 스몰 라인업이 대세인 시대에 속도가 떨어지는 위험한 전술일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변칙적으로 쓰일 전망이다. 김 감독은 “경기 중 상황을 보고 ‘실험적’으로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