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원은 지난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로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정철원은 지난해 신인왕이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1군에 처음으로 데뷔해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했다. 시즌 중 받은 콜업 기회를 살려 1군 붙박이가 됐고, 실력을 증명해 필승조까지 올랐다. KBO리그 역대 데뷔 시즌 최다 기록인 23홀드를 남겼다.
첫 태극마크를 단 그를 반겨준 건 '단골' 선배들이다. 정철원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형들이나 선배님들, 코치님들께서 너무 잘 챙겨주셔서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며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 형이 대표팀에서도 너무 잘 챙겨준다. 안산공고 선배인 김광현(SSG 랜더스) 선배님, 두산에서 같이 있었던 이용찬 선배님도 그렇고 양현종 선배님 등 다른 선배들도 정말 잘 챙겨준다"고 전했다.
정철원의 강점은 구속이다. 지난 시즌 직구 평균 시속 148.8㎞를 기록했다. 500구 이상 투구한 국내 투수 중 그보다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시속 152.6㎞)과 LG 트윈스 고우석(시속 152.5㎞)뿐이다.
정철원은 "이강철 감독님께서 훈련 때 내 구위가 괜찮다고 해주셨다. 감독님께서 내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대표팀에 뽑았는지 알 것 같다. 감독님께서 기대하는 모습을 대회에서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중점을 두는 건 역시 구속이다. 시즌 때는 시속 150㎞ 이상을 꾸준히 던지지 않았나"라며 "실전에 맞춰 구속을 올리고 있는데 페이스가 괜찮다. 큰 걱정은 없다”고 했다.
이미 시속 150㎞가 눈앞이다. 지난 19일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시속 147㎞를 기록했고, 이어 25일 열렸던 KT 위즈와 연습경기에서도 최고 시속 149㎞를 찍었다. 현재 페이스라면 WBC가 열리는 3월 지난해 정철원이 기록한 최고 시속 154㎞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정철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보완하거나 새롭게 준비하는 건 없다"며 "목표가 있다면 작년 던졌던 느낌을 유지하는 거다. 이제 첫 시즌을 치렀으니 작년처럼 잘 던지면서 아프지 않고 꾸준히 야구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작년 느낌이 뭔지 묻자 "시즌에 들어가 보질 않아서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은 그저 추상적인 느낌일 뿐"이라고 했다.
개인 목표는 소박했지만, 대표팀 목표는 컸다. 정철원은 “대표팀 선수로서 목표가 성적 말고 있겠나. 팀 성적이 먼저"라며 “당연히 우승밖에 없다. 열심히 하고 오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