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아이콘 이정후(25)는 35시간 긴 여정에도 유쾌했다.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망이 밝다.
야구 대표팀 공식 훈련을 소화한 이정후는 1일(한국시간)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 탓에 힘겨운 여정을 겪었다. 대표팀은 전지훈련지였던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귀국을 위해 항공편으로 로스엔젤레스(LA)로 이동할 예정이었는데, 기체 결함 탓에 이륙하지 못하게 됐고, 버스로 LA로 이동했다. 예정된 귀국편을 타지 못하고 긴 시간 대기한 선수들이 생겼다. 이강철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후는 긴 여정에도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 귀국 인터뷰에서 “지금 씻고 싶다. 집에서 쉬고 싶다”는 속내를 전하면서도 “나는 젊다. 형들이 걱정”이라고 웃어 보이며 “이동하고 대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런 어려움 빼고는 함께 즐겁게 왔다”고 했다.
훈련 성과는 만족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애리조나의 날씨가 (그동안 경험한 전지훈련 중에서도) 가장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2일부터 고척돔에서 진행되는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야수진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는 외부 평가가 있었는데 그는 이에 대해 “아직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있다. (내 타격감은) 걱정이다”라고 했다.
목표는 명확하다. 4강전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플로리다주)로 가는 것. 그는 “딱 한 명을 꼽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많이 상대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에 가야한다. 일단 1라운드 첫 경기인 호주전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은 1일 귀국한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이 2일 공식 훈련에 참석하며 처음으로 완전체를 이룬다. 이정후는 김하성, 김혜성 등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었고, 뛰고 있는 동료들과 대표팀의 주역으로 나서는 이번 대회에 대해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