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트롯맨’ 1위를 달리던 황영웅이 결승 2차를 앞두고 결국 하차를 결정했다. 특혜 의혹이 제기된 지 47일,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된 지 18일 만이다.
3일 새벽 황영웅은 자신의 SNS에서 MBN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을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제작진과 상의 끝에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저는 이제 ‘불타는 트롯맨’ 경연을 끝마치려 한다”고 적었다. 특혜 의혹부터 폭행 논란까지 한 달이 넘도록 폭로가 지속되자 마침내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황영웅에 불미스런 의혹이 제기된 것은 지난 1월 17일부터다. 한 유튜버가 ‘불타는 트롯맨’ 심사위원인 조항조가 사실상 황영웅의 소속사인 우리엔터테인먼트 출신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같은 특혜 의혹은 황영웅 인기와 화제에 가려져 수면 위로 떠올라 크게 달궈지진 않았다.
그렇게 ‘불타는 트롯맨’에서 굳건한 1위를 지키던 황영웅의 몰락은 지난달 14일 해당 유투버가 다시 황영웅이 ‘상해’ 문제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공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황영웅 폭행 피해자가 나타나 생일날 피를 흘릴 때까지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결국 치료비 포함 300만원에 합의했지만 “내가 아는 황영웅은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받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날인 2월 23일에도 추가 폭로가 나왔다. 황영웅이 중학교 시절 ‘일진’이었으며 고등학교까지 학교 폭력을 자행했다는 의혹이다. 황영웅의 양 팔에는 이레즈미 문신이 있고, 고등학교 3학년 당시에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주변 학생들은 그를 마주치면 욕설과 주먹질을 당했다는 것.
논란이 확산되자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 측은 “갑작스럽게 불거진 논란이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황영웅은 폭로 이틀 뒤인 2월 25일 “친한 사이였던 친구에게 상처를 입힌 것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부디 과거를 반성하고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저에게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과거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불타는 트롯맨’ 하차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것. 제작진 역시 “황영웅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황영웅에 대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폭로가 계속됐다. 2월 27일 MBN 시청자 게시판에는 황영웅의 전 여자친구라며 자신이 황영웅으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폭로 영상에는 그와 같은 중학교 동문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백XX라고 기억나냐. 형과 같은 학년에 자폐증을 가지고 있던 그 사람이다. 자기 몸 지키겠다고 학교 앞 태권도장에 다니며 열심히 태권도했던 그 형을 죽일 듯이 괴롭히던 게 눈에 훤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의혹이 쏟아졌지만 황영웅은 2월 28일 밤 방영된 ‘불타는 트롯맨’ 결승 1차전에서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제가 다음주 최종 1위가 됐을 때는 제가 상금에 대해서 사회에 기부를 하고 싶다. 이런 말씀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폭로는 계속됐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황영웅이) 약한 친구, 장애친구들, 그런 애들만 때렸다. 잘 나가는 친구들한테, 잘 보이려고 스스로 그랬다. 마치 ‘더 글로리’의 손명오라고 생각하심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폭로가 계속되자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도 취재에 나섰다.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천상중학교 2010년도 졸업생 혹은, 울산자연과학고등학교 2013년도 졸업생분들을 찾고 있다. 졸업생분들의 많은 연락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결국 황영웅은 제작진과 논의 끝에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그는 이날 하차 입장문에서 “어린 시절의 일이라고 변명하지 않겠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오해는 풀고, 진심으로 사과하겠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저를 믿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황영웅의 하차와는 별개로 ‘불타는 트롯맨’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도 그가 하차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만큼, 황영웅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