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토미 현수 에드먼이 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T H EDMAN’. 한국 야구 역사상 첫 외국인 국가대표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등 뒤에 박힌 이름이다. 이 중 ‘H’가 주는 의미는 크다. 그의 미들 네임이자 한국 이름인 ‘현수’의 ‘H’를 넣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새겨 넣었다.
미국 국적을 갖고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에드먼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표팀에 뽑혔다. 국적 외 혈통으로도 국가대표에 합류할 수 있는 WBC 대회 특성상, 한국 출신 이민자인 어머니 곽경아 씨의 아들인 에드먼이 한국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에드먼은 한국 국가대표 역사상 처음으로 뽑힌 다른 국적의 국가대표가 됐다.
미국에서만 27년을 살았다. 한국 문화가 익숙하지 않을 법했다. 한국 땅을 밟은 것도 이번이 생애 처음이다. 하지만 이틀간 그가 보여준 모습은 한국인 그 자체였다. 입국 첫 인사로 ‘안녕하세요’를 외치는 한편, 첫 끼로 순댓국을 먹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터뷰 때 한일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영락없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튿날인 2일 대표팀에 합류한 에드먼은 ‘KOREA’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본격적인 ‘태극마크’ 활동을 시작했다. 유니폼에 새겨진 그의 이름은 ‘TH EDMAN’. 자신의 이름인 토미(Tommy)와 성만 넣어도 됐지만, 에드먼은 ‘현수’의 ‘H’를 추가로 넣어 자신의 정체성을 유니폼에 새겨 넣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이정후, 에드먼, 김하성이 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타격연습을 하다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3.02/
한국 대표로서의 에드먼의 각오는 남다르다. 입국 당시 에드먼은 “한국 팀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처음으로 한국 국적이 아닌(한국계 미국인) 선수로 합류하게 돼서 기대가 크다. 한국팀의 일원으로서 대회에서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강철호가 에드먼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에드먼은 2021년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탄탄한 수비와 함께 최근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맹활약한 바 있다. 올 시즌에도 153경기에 나서 타율 0.265, 13홈런, 95득점, 57타점, 32도루로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에드먼의 훈련 자세를 보고 "굉장히 적극적이다. 팀 훈련에 굉장히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라면서 "(김)하성이를 비롯해 선수들에게 물어보고 배우려는 자세였다.경기력은 물론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에드먼은 "한국 팬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하고 싶다. 난 타격, 주루, 수비에서 여러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팬들께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한국 대표팀으로서의 활약을 다짐하고 강조했다.